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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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대재 봉행
불기 2549년 10월 9일(일) 종로 조계사 앞마당에는 7백여 명의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영산대재의 마지막 재를 올렸다. 이날 영산대재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장장 10시간여에 걸쳐 진행되었다.
영산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실 때 묘음보살이 부처님의 지혜와 덕을 시적인 노래로 부른 것이 시원이 되어 영산회상 법화경 설법을 배경으로 형상화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영가의 위패를 올리고 본래는 3일 밤낮에 하던 재(齋)이지만 이번에는 3년간 30여 시간의 영산재 의식을 진행했다. 특히, 억불숭유 시대인 조선의 불자들은 생전에 영산재를 보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가치 있고 의미 깊은 의식이라 요약할 수 있겠다.
조계종은 모든 수행의 중심이 ‘참선’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의식’(儀式)에 대해 소홀해 왔고 그로 인해 계승을 하려는 승려가 소수에 불과하여, 근래 들어 전통의식의 복원과 계승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 계승의 의미로 시작하게 된 영산대재가 올해 끝을 맺게 된 것이다. 중요무형문화재 50호이기도 한 영산재는 국내의 불자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광 온 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재의 시작을 알리는 명종이 울려 퍼지고, 칠보로 장엄된 연(가마)이 일주문으로 향한다. 이를 ‘시련’이라 하는데 여러 성현을 청해 모시는 의식이다. 이어 영가를 안심시키고자 간단하게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하는 ‘대령’, 영가의 다겁 생래의 죄업을 씻어 내리는 ‘관욕’, 종단축원 화청(회심곡)이 이어진다.
사부대중이 조계사 앞마당에 설치된 괘불단을 향하여 부처님을 모시는 ‘괘불이운’을 하고, 본래는 행사의 마지막에 한다는 ‘법문의식’을 진행하였다. 법문의식은 육법공양, 보성 큰스님의 법문, 어장스님의 축사 등이 있었다.
::: 보성 큰스님 법문 동영상 보기 (클릭) :::
간단한 점심공양 후, 올해 영산재기도 기간에 열반한 법장 대종사를 추모하기 위해 법우스님이 진혼무를 추었다. 이어 진리의 물을 뿌려 법연을 깨끗이 하는 ‘개계’ 의식이 계속되었다. 또한 ‘소청의식’, ‘설법의식’, ‘권공의식’ 등이 진행되었다. 이 의식들은 영가들이 감흥 하도록 범패와 작법을 하여 환희심이 나와 불법에 귀의하도록 한다.
일체 영가들에게 공양을 대접하고 이날 청한 모든 제불보살과 옹호신중의 영혼을 돌려보내고, 위패와 각종 장엄구를 불태워 영가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회향의식’을 끝으로 3년간의 영산대재는 막을 내렸다.
의식(儀式)의 복잡함보다 쓰이는 용어가 한자어가 많아 무슨 의미인지 이해되지 않아 일반인에게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영가들의 왕생극락과 불법에 감동하여 귀의하도록 빌어주는 마음은 한결 같았을 것이다. 종종 눈물을 훔치는 신도, 위패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신도 등이 일심으로 기도를 올렸으니, 이들의 마음을 영가들이 읽었으리라 믿어본다.
이번 영산재에 올려진 영가들은 생전에 복을 많이 지으셨나 보다. 청명하고 따뜻한 가을날에 3년간에 걸쳐 영산재를 받았으니 말이다.
아울러 이른 아침부터 목이 쉬도록 범패와 불경을 외워준 동주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을 향해 이토록 감동적인 우리의 전통의식을 잘 계승해 달라고 글로 나마 부탁드려 본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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