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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문화아카데미 탐방 ②

  • 입력 2005.11.25
  • 수정 2024.11.18

바쁜 현대인들은 대부분 차로 아침을 연다. 그나마 원두커피나 녹차를 먹는 사람은 운이 좋은 편이다. 인스턴트나 자판기 커피 혹은 티백 녹차로 빈속을 채우는 이도 있다. 웰빙(Wellbeing) 시대라고들 하지만 다도를 생각하기에는 너무 바쁘다. 어쩌다 시간이 나더라도 다도(茶道)를 배우는 게 좀 부담스럽다. 왠지 어렵고 불편하게 느껴지고, 관심이 있는 이도 어디서 다도를 배워야 할지 모른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어렵게 인식되고 있는 다도반이 지난 9월 조계사 문화아카데미 강좌로 선보였다. 조계사 문화아카데미 제1기 다도반은 23명의 수강생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11월 24일은 다도반 1기의 마지막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급한 마음으로 부랴부랴 찾아간 조계사 소설법전에는 한눈에도 스무 명이 넘는 수강생이 웃으며 맞아준다.

 

 

제1기 조계사 문화강좌 다도반(강사 안연춘, 예절 다도교실 가림문예원 원장)은 결석도 거의 하지 않고 한명을 제외한 전원이 다음 달에 중급반으로 가게 된다. 예쁜 연차와 다기에서 3개월간의 수강을 끝낸 이들의 기품과 향기가 풍겨 나온다.

 

다도반 안연춘 강사는 “차의 효능은 몸을 다스리지만 차의 성격은 마음을 다스려준다.”는 말로 다도의 필요성과 목적을 설명하면서 “다도의 핵심은 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다스리는데 있다.”고 덧붙인다. 총 12주로 진행된 1기 다도반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다도와 생활예절, 시대별 다도정신, 차와 선(禪), 끽다거(喫茶去 : “차 한잔 마시고 가라”는 중국 당나라 조주스님의 선문답) 등을 익혔다.

 

수강생 가운데 가장 연장자라는 법성행(서을임) 보살은 “예전에 다도를 배워봤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다도를 통해 마음의 여유를 배웠으며, 다도를 매개로 하여 나이에 상관없이 여러 도반들과 어울릴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모녀간에 다도를 시작한 관음정(신경원) 어머니와 딸인 향수해(정주호) 보살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단지 차가 좋아서 함께 시작했는데 딸아이가 예의범절과 일상생활의 마음가짐까지 바뀌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악작곡을 전공하는 대학 3학년의 정주호 씨는 “요즘 세대는 예의범절보다 편안한 것을 좋아하는데 다도를 통해 일상생활의 예법까지 배웠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기초교리를 마치고 바로 다도반을 수강했다는 원행화(김숙희) 보살은 “처음에는 다도가 어렵고 사치라고 생각했지만 생활다도로 인해 정신세계가 맑아진 듯한 기분이 든다”며, “생활예절을 배우고, 한국의 멋,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차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다도를 통해 물과 환경의 소중함, 느림의 미학을 익힐 수 있었다.”며 다도를 극찬하였다. 

 

 

너무나 단란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탐방하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도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禪)과 일상생활의 예법까지 익힐 수 있는 그야말로 전반적인 교양을 닦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조계사에서 계속해서 취재 봉사 등을 해온 안연춘 강사님의 깊은 불심을 바탕으로 전달되는 다도 수업이라는 것이 그 깊이를 짐작하게 한다. 12월부터 시작하게 되는 제2기 다도반도 기대된다.

 

 

::: 2기 다도반 안내 :::

■ 기초반 :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 중급반 :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 접수 : 12월 6일까지 선착순 접수

■ 수강료 : 3개월에 12만원

■ 문의 : 조계사 교무국 732-1390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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