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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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후회없이 사랑하라
성전스님, 사랑이란 나를 온전히 내어주는 것
행복한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곳이 있다. 아침 9시 불교방송 101.9 채널에 포커스를 맞춰보라. 눈 내리는 산사의 향기와 법경法經을 전하는 성전스님의 잔잔한 목소리와 함께 한다면 종일 행복으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조건이 없어야 진짜 사랑입니다. 자동차에 치이려는 자식을 향해 무작정 달려드는 어머니의 사랑처럼 말입니다. 사랑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주어야만 합니다. 오직 조건 없이 사랑 속으로 달려들어야만 합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사랑에 머물러 있는가요. 사랑을 받고자 서성이고 있는가요. 아니면 사랑을 주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가요.’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드물다. 그러니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불교방송에서 행복한 미소의 진행을 맡고 계시는 성전스님께서 방송에서 낭송한 아름다운 글들이 책으로 묶어져 나왔다. 사랑의 세상을 위한 스님의 기도와 간절한 발원의 결정체인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에는 나를 온전히 내주지 않으면 우리는 진실한 사랑을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스님께서 말하시는 사랑이란 가장 아름다운 자기 수행이고 가장 빛나는 삶의 언어이다. 우리에게 사랑이 없다면 무엇을 일러 수행이라 할 수 있고 삶이라 할 수 있는가를 절실히 말해주는 책이다.
눈 내리는 오후 가방 가득 무거운 책을 담고 조계사를 찾아주신 스님께서는 하얀 눈만큼이나 밝고 맑은 미소를 함께 가지고 오셨다.
스님께서 글을 쓰시게 된 인연은 강원 학인시절 수다라의 편집장을 맡으면서이다. 이후 해인사에 계실 때 해인지 편집장을 맡아 ‘산문’이라는 표지 글을 쓰면서 인기가 높아졌고 그 글이 합본이 되어 ‘빈손’ 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많은 일간지와 교계 신문에서 스님의 글을 찾았고, 당시 진명스님의 ‘차 한잔의 선율’과 인연이 되어 지금의 방송 포교일 까지 하시게 되셨다.
‘흔히 사람들이 스님께서 무슨 사랑 타령이냐고 사랑에 관한 책을 냈냐고 할 지 모르지만, 수행자에게 사랑은 나눔이고 베품이고 자비 그것입니다. 사랑이란 말은 자비라는 말보다 감성화 된 언어일 뿐입니다. 수행자의 사랑은 나와 전체와의 관계이며 전체와 내가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사랑은 나라는 상과 아만, 오집 이러한 것이 없어지고 전체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열리는 것입니다. 사랑을 하는 것에서 가장 힘든 것은 나를 버리는 것입니다. 내 주장, 어리석음, 욕심을 버리고 나라는 것이 완전히 용해되어 없어져 너와 내가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됩니다. 열심히 잘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가 중요하죠. 먼저 마음을 넓게 바르게 가지고 수행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별을 보고, 바람을 보고, 나무를 보고 다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이 맑으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도 볼 수가 있게 됩니다. 밤길을 걷다가 별을 만나도 달을 보아도 마음 가득 잔잔한 기쁨이 일어납니다. 사랑은 그냥 마냥 기다리는 사랑보다는 내가 먼저 다가가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자비의 사랑은 결코 기다리지 않습니다. 먼저 다가가서 베풀고 나누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비로소 사랑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스님께서는 삶 저 너머에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고 하신다. 우리의 목숨은 깊은 산에 흐르는 계곡물보다도 빠르다. 오늘이 있다 해도 내일이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마지막 날인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 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으로 우리가 오늘을 산다면 오늘 하루는 너무도 소중해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하루가 사랑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길을 가다 바람 한 줌 만났습니다. 가다 피곤하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내가 쉴 때면 바람은 저 혼자 저 먼 앞산을 다녀왔습니다. 그런 바람에게서는 청산의 냄새가 났습니다. 나는 바람의 행보가 부러웠습니다. 가벼운 바람의 걸음과 무거운 내 걸음, 바람의 발걸음은 능히 하늘의 별도 따올 것만 같습니다. 하루 내 걸어도 백 리를 못가는 내 걸음, 바람을 담고 싶습니다. 꽃을 키우듯 바람의 씨앗 하나 내 가슴 속에 키웁니다. 날마다 커져가는 내 마음속의 바람소리. 언젠가 나도 바람이 되어 숲 골골마다 떠돌겠지요. 그날이 그립습니다.’
자신을 태워야 비로소 불 밝히는 촛불의 모습에는 서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어둠을 거두는 것이다. 행복은 한 개의 촛불과 같다. 스님께서는 나를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을 하면서도 가슴 안에는 바람을 닮고 싶어 날마다 바람의 씨앗하나를 키우고 산다. 이는 쉬이 지치기 쉬운 인간의 욕망이나 집착, 탐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참 진리의 길인 것이다. 다음 글의 내용을 보면 좀 더 자세히 스님의 내면을 읽을 수가 있다.
‘하늘 한번보고 길을 걷고 흐르는 물 한번 바라보고 마음을 씻습니다. 머물러 있으면 애착이 생길 것 같아 하루도 쉬지 않고 길을 걷습니다. 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에 달빛이 가득 고입니다.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 별꽃 무리가 피어납니다. 바람을 맞고 있으면 내 마음에 날개가 돋아납니다. 맑은 물가에 서면 예쁜 나무들의 노랫소리가 있습니다. 내 마음은 언제나 비어있습니다. 달도 별도 바람도 내 마음에 와서 머물다 갑니다.’
스님께서 생애 가장 긴 여행은 산문에 이르는 여행이셨다고 한다. 그래서 살아온 날들을 하나씩 버리기가 결코 쉽지 않으셨다. 황금빛 들녘이 손 흔드는 길을 따라 가기도 했고 빛 한 점 없는 무서운 밤길도 다 지나왔다. 이제는 불교방송국이 스님의 법당이시다. 그곳에서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포교 일을 하신다고 하시며 그러나 스님께서 그렸던 수행자의 모습은 결코 아니라고 하신다. 잠시 잠깐의 신선한 외출이기에 외출이 마치면 한 마리 새처럼 청산에 들어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하신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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