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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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노병행 불자
조계사행사 때 마다 어깨띠를 두르고 행사장 안내와 질서유지를 위해 앞마당을 누비는 거사님이 계시다. 그분은 조계사신도회 ‘서북지역법회 법등장’ 소임을 맡고 계시는 법안 노병행 거사님이다. 신도안내와 질서유지가 쉬워보여도 일부 막무가내로 떼쓰는 분들이 조계사를 찾아오신다. 기분 나쁘지 않게 이들을 안내한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방생법회를 가보면 2,000여명이 버스로 이동하는 큰 행사여서 부드러운 현장질서 유지가 생각보다 어렵다고 하신다. 법안거사님은 30살에 기독교에 입문하여 세례를 받고 50세까지 활동하셨단다. 그러던 중 풍수지리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기독교 교리에서는 지금 공부하는데 대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어 답답함 느끼고 이 길은 내가 갈 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조계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기본교육13기에서 공부를 해보니 이곳에 나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불교대학 40학번으로 1학기 공부하다 중퇴하고 다시 방황을 길을 걷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교공부만이 나의 갈 길이라는 생각을 갖고 46학번으로 입학하고 나서야 시절인연이 닿았는지 부처님법이 마음에 와 닿았고 배움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많은 조계사가 좋아서 공부도 봉사도 열심히 했고, 내친김에 불교대학원 3기로 입학해서 2006년 2월에 수료하신다.
연세가 67세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열적으로 활동하시기에 그 비결을 물어보니, 조계사에서 처음 만난 어떤 불자가 불교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하기에 아무런 조건 없이 기본교육입학금을 대주었더니 부처님 법을 공부하게 해준 것이 너무 고맙다고 입학금을 돌려주면서 정말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아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면서 새로운 감회와 보람을 느끼셨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런 불자들을 계속 만나고 또 만나는 일이 생겨서 조계사 기본교육과 불교대학에서 불교공부와 인연을 맺어준 분이 100여명이 된다고 한다. 이런 인연지기들과 신행생활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다보니 이분들이 추천해서 신도회 서북지역법등장 소임도 맡게 되었다고 한다.
시방삼세제망찰해 상주일체불타부중이라! 이 세상 두두 물물이 부처님 아닌 것이 없고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숙세의 인연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존재라는 것도 새삼 실감한 중요한 시기였다고 한다.
연세 67세에도 지칠 줄 모르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니, 젊은 도반들이 나이든 나를 반겨주고 함께 어울려 주면서 신행활동을 하다보니 부처님께서 그래 아직 할일이 많으니 열심히 살라고 힘을 주시는 구나라는 생각에 나이를 잊고 활동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누가 나이를 물으면 56살이라고 10년을 줄여 대답하면서 힘든 줄 모르것은부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즐거워하신다.
그 환희심을 유지하기 위해 불교대학 때부터 18개월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일요일에 만발식당에서 국수국물 퍼주는 울력을 했는데 여름에는 땀으로 한증막을 하는 것 같이 더워도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는 것에 부족함을 느끼기에 사중에서 어떤 일을 맡겨도 사양하지 않고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남들이 조계사 직원이냐고 묻기도 한단다. 작년 동지 전날 밤 심야에 동지팥죽 국물을 내리는일도 힘든 줄 모르고 하셨고. 금년에도 할 것이라고 하신다.
불교대학 졸업 후 야간반 반창회장일을 보면서 정기모임과 성지순례를 통해 더 배우면서 헤어져 지내던 법우간의 우정을 계속 유지한 일도 추억에 남는다고 한다.
또 우리가 지하철 역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소리’ 게시판을 붙이는 봉사도 하시는데 게시판 내용물을 바꾸다 보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글 내용을 읽어보고는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신다.
또한 장남에게 불교 공부를 권해서 불교대학48학번에서 공부 중이며 내년에 포교사 고시도 함께 보게 되어 잘하면 부자 포교사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 저절로 즐겁다고 하신다. 금년 조계사 예비기자교실 과정을 수료하고는 신도명예기자로 사중 행사 때 카메라에 현장을 담아서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은 아직 힘이 남아 있으니 봉사를 하라는 부처님의 뜻으로 가슴에 새기면서 인연 닿는 대로, 힘이 허락하는 한 몸을 사리지 않고 배움을 실천하는 불자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신다.
그렇다 불교는 배움을 실천해야 수행의 열매가 열린다는 ‘선인선과’를 부처님께서는 45년간 가르치셨다. 길에서 태어나시고 길에서 전법하셨고 길에서 열반에 드시면서 몸소 보여주신 사실을 알아야만 부처님의 자식인 불자가 된다는 것을 법안 거사님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확인해보았다.
선혜 이운철 (조계사보취재팀, 조계종포교사, 신도회 동북지역법등장)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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