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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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과 의심과 용맹심을 지니고 살자
1월 31일(음 1월 3일)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병술년 정초 7일 기도 입재 법회가 열렸다. 겨울 같지 않게 포근한 날씨로 법당 안, 대웅전 앞마당, 그리고 극락전까지 가득한 신도님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병술년의 시작인 첫 법회인 만큼 많은 불자들은 1년을 무탈하게 보내기 위해 부처님께 간절히 발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하였다.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께서는 이날 법문에서 “오늘은 정초기도 입재일이니까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라”는 의미로 화엄경의 선재동자의 수행을 한 어린이로 비유하며 말씀하셨다.
- 당신(부처님)의 삶은 어떻습니까?
- 나의 삶은 이러한데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
- 당신(부처님)의 깨달은 법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 내가 아는 법의 내용은 어떤 것이 잘못되었습니까? 라는 선재동자의 의문을 가져보라.
스님께서는 “우리는 세파에 시달려 살다보니 나쁜 습관과 욕망을 일으켜 이런 내용을 잊고 살다보니 많은 분들은 이 어린이와 같은 의문을 가지고 산다. 그 어린이가 묻는 내용은 다 알고 싶은 내용이다. 그러나 알고 싶어도 살고 있는 세상이 달콤하여 저 곳간 구석에 밀어 넣고 산다. ”고 하시며 “올 한해는 여러분들의 마음 안에 이 어린 선재동자가 가졌던 마음을 발원하는 정초기도가 되기를 바란다. 남편의 직급이 오르기를, 자녀들의 성적이 오르기만을 바란다면 이런 어린이의 의문을 가질 수 없다. 그런 삶에 안주하고 집착하고 함몰되어 살지 않도록 하자.”고 하셨다.
또한 스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의 부처님께 마음을 점검하고 살도록 다음의 세 가지 마음을 말씀하셨다.
첫째, 내 마음안에 실다운 신심을 가지자.
절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부처님”과 “불보살님 명호”와 “깨달음”, “신심”이란 단어이다. 신심 = 호감심이다. 사회의 가치기준과 절에서의 가치 기준은 다르다. 현재는 자본주의 시대로 전 세계를 자본화시켜서 가치기준이 재물 모으기와 모은 재물을 효율적으로 나누어 쓰기이지만 절집안의 가치기준은 신심이다. 많이 배우고 절에 오래 다닌 사람보다 못 배우고 짧은 기간 다닌 사람의 신심이 더 깊을 수 있다. 부모, 남편, 자식은 언젠가는 다 떠난다. 놓아버려야 하며 안 놓으면 병이 생긴다. 신심으로 불보살, 법, 진리에 가까이 가도록 올 한해 나의 신심의 마음을 다져서 맑고 향기롭게 살도록 하자.
둘째, 마음속에 의심을 가져라.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신심이 깊어지면 의심이 없는 자리에 간다. 신심으로 사는 불자의 삶에 가고 있는 길이 바른 길인가? 오늘의 삶, 일년의 삶이 잘 사는 것인가를 한번씩 점검을 하자. 그러나 의심을 절대로 궁상맞게 하지 말고 신심 있게 의심하자. 즉 신심 있는 점검과 의심을 하라.
셋째, 마음속에 용맹심을 갖자.
공부와 신앙심과 삶을 사는데 꼭 필요한 것이 마음 안에 용맹심을 가지는 것이다. 열심히 하려면 마음속에 용맹심이 있어야 하고 법당 안에 들어설 때도 용맹심을 갖고 수행에 임하여야 한다. 용맹심은 애정과 신심이 없으면 가질 수 없다. 부처님 법은 보살의 활법과 나한의 살법이 있다. 보살의 활법은 감로수와 미소로 따뜻한 마음이고 나한의 살법은 부정의 원리를 나타낸다. 세상의 이치 중 나쁜 것, 잘못 본 것은 용맹심을 가지고 끊어야 한다. 보살의 부드러운 마음을 한쪽에 늘 가지고 살아야 한다.
스님께서는 “용맹심의 마음과 따뜻한 마음이 삶의 원칙에 똑같이 중요한 양축이므로 정월기도를 신심, 의심, 용맹심의 마음으로 임하여 소원성취 하시길 바란다.”고 하시며 이날 법문을 맺으셨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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