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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학 목경찬 교수 인터뷰

  • 입력 2006.02.16
  • 수정 2024.11.21

 

" 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좋은 선지식을 만나 수행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학력이 “상근기”가 아니고 자기 아집을 버릴 수 있는 사람,

그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빨리 받아들이고 개인의 삶과 “습”을 버리는 것이 상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행이 바탕이 된 교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월 10일 오후 3시 불교대학에서 자주 뵙던 목경찬 교수님을 만났다. 두루마기까지 갖추어 입으신 단정한 모습이 무척 온화하시다.

 

목경찬 교수님은 원래 전공이 불교학이 아니었고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하면서 난치병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 했던 분이다. 불교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학 졸업 후 군복무때 부터 라고 한다. 체계적인 불교학 공부는 1992년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에 입학하면서 부터 시작되었고 그 어렵다는 유식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바쁘실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계사 불교대학에는 언제부터 출강을 시작하셨는지요?

2000년 가을 학기부터 출강했어요. 조계사는 내게 강의 능력을 발전시켜 주었고 본격적인 강좌를 준 곳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조계사에서는 어떤 과목을 강의하고 계시지요?

대승불교와 불교문화를 강의하고 있는데 한겨레신문 사찰기행 강사로 4-5년 강의한 것이 불교문화강의에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조계사 불교 대학생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고 인간적인 끈끈한 정이 오고가는 느낌이 좋고 무엇보다 열기가 넘치는 것이 수업 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지난 2월 5일 불교대학, 대학원 졸업식이 있었는데 매년 맞는 졸업식이겠지만 혹시 무슨 감회가 있으신지요?

이번에 졸업하는 불교대학과 대학원 졸업생들과는 1년 반씩이나 같이 공부했기 때문에 각별히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졸업생들에 대한 시상 중에 조계사의 특징인 “보현정진상”은 연세가 많으신 분께 드리는 격려의 상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느 스님을 존경하는가 라는 질문에 바로 답하는 대신,

경허스님의 마지막 열반 모습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을 떠나 어느 마을에서 학동을 가르치다 어느날 학동들이 풀뽑는 것을 보면서 홀연히 열반에 드신 모습,

이땅에 “선”을 다시 일으킨 분으로 평가받을 정도의 위인이심에도

당신의 한 소식마저 붙잡지 않고 여여하게 사시다가 여여하게 가신 모습을 존경합니다."

 

 

조계사를 통해 불교대학 공부를 계획하고 싶은 분들께 해드리게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불교대학은 지식을 구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내 삶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토대로 스님과  강사 선생님을 통해 의문을 해결하는 신행생활에 도움이 되는 곳이어야 합니다.

너무 교학에 치우치면 보고 싶은 책이 많아지고 이 책 저 책을 보다보면 더 많은 책에 대한 욕심 그리고 조급증이 생기게 됩니다. 교학을 수행했을때 일어나는 현상 하나 하나를 언어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이 두가지는 한길이며 다시 말해 교학은 수행을 하기 위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는 나침판이므로 올바른 신행생활을 하는데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대학은 삶의 관점을 제시해주고 그것을 토대로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사시면서 결정적 영향을 주신분이 계신가요? 존경하는 스님은 누구신지 말씀해 주세요.

불교운동가이신 저의 작은 아버지를 통해 살면서 많은 도움과 은혜를 받았습니다. 어느 스님을 존경하는가 라는 질문에 바로 답하는 대신, 경허스님의 마지막 열반 모습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을 떠나 어느 마을에서 학동을 가르치다 어느날 학동들이 풀뽑는 것을 보면서 홀연히 열반에 드신 모습, 이땅에 “선”을 다시 일으킨 분으로 평가받을 정도의 위인이심에도 당신의 한 소식마저 붙잡지 않고 여여하게 사시다가 여여하게 가신 모습을 존경합니다.

 

평소 독송하시는 경전이나 자주 되뇌이는 경전 글귀, 혹은 좌우명이 있으신지요? 또 신행생활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금강경을 주로 읽고 한때 대학원에서 아침 8시에 공부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금강경 독경으로 아침을 시작했었으나 지금은 잠시 중단하고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좌선을 하고 오후 불식을 하고 있습니다.

경주 남산을 좋아해서 부산가는 길이면 가끔 들려 머물고, 산을 좋아하여 봉정암을 해마다 갑니다. 좌우명이라기 보다 좋아하는 단어가 “넉넉하다”라는 말로 넉넉함으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는 뜻으로 좋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 교학은 수행을 하기 위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는 나침판이므로

올바른 신행생활을 하는데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대학은 삶의 관점을 제시해주고

그것을 토대로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과 불교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앞으로 여건이 허락되면 조그마한 공간을 만들어 여러 사람과 평생을 같이 불교공부하면서 수행생활을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계속적인 공부를 하려면 불교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연결될 수 있는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불교대학 졸업생을 담당할 인력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좋은 선지식을 만나 수행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학력이 “상근기”가 아니고 자기 아집을 버릴 수 있는 사람, 그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빨리 받아들이고 개인의 삶과 “습”을 버리는 것이 상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행이 바탕이 된 교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경찬 교수님은 사모님과 늘 함께하시는 불교학 전공 부부이시다. 같이 공부하시면서 도움이 되는 점 또는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 달라고 요청드리자 교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다고 하신다. 사모님께서는 불교상담을 전공하여 상담사로 일하고 계시며 교수님은 유식학을 공부하여 전공은 다르지만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전하는 역할에는 다름이 없다고 하신다.

 

 

끝없이 열심히 말씀해 주시는 목교수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약속이 있으신 관계로 섭섭함을 접었다. 앞으로 조계사 불교대학을 위해 더 없는 열강을 부탁드리며 인터뷰를 마쳤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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