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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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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결과에 앞서 동기와 과정이 있다

  • 입력 2006.03.22
  • 수정 2024.11.22

매일 밤 10시 5분 BBS불교방송에서 ‘마음으로 듣는 음악’으로 불음과 법음을 전하고, ‘작은사랑’이라는 후원회를 만들어 10여 년 간을 난치병, 불치병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해 오신 정목스님의 ‘마음 밖으로 걸어가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불교신자뿐 아니라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종교가 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처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방송의 내용들이 100여 편이나 들어 있다.

 

잠시도 쉴 틈이 없고 휴식을 원하면서도 휴식할 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데 따뜻한 답을 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무리 바쁜 일상이라도 몸이 아닌 마음을 쉬는 연습이 우리는 필요하다. 앞을 향해 마냥 달리는 걸음을 가끔 한 번씩 정지하고,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삶의 여유가 생기고, 그 휴식이 불안하고 초조한 일상에 고요와 평화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성북동 고개 넘어 스님이 계시는 ‘마음고요선방’에는 따뜻한 햇살이 언 땅을 녹이고 작은 아지랑이가 뜰 안 가득 안겨 향기로운 봄의 빗장을 풀고 있었다.

 

 

취재팀  ‘마음 밖으로 걸어가라’ 이 책은 스님께서 진행하시는 방송프로의 내용을 담은 것이라 들었습니다. 또한 청취자들이 불자는 물론 천주교, 기독교 타 종교인이 더 많아 종교의 벽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는 방송인가요?

 

정목스님  이 책은 청취자들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 진 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교방송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그저 주파수를 맞추다 음악이 좋고 멘트가 좋아 듣다가 진행자가 스님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놀랐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15년 전에 제가 방송 일을 할 때는 기독교인들이 불교방송을 듣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큰일 나는 일이였는데, 지금 와서 제가 느끼는 것은 천주교는 물론 기독교의 집사, 권사, 장로 이런 분들의 고정 청취자가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 의식이 개화되었고 모든 종교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겁니다. 개중에는 진행하는 방송멘트가 너무 좋아 혼자 듣기가 아깝다며 일일이 일기처럼 메모를 해 두었다가 가족은 물론 주위 사람들이 함께 읽을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저지, 시카고, LA, 케나다 몬트리올, 토론토, 호주, 오스트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도 이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 있는 가족들이 해외에 거주하는 친지들에게 꼭 한번 들어보라고 권한 것이 시시각각으로 퍼져 이제는 전 세계로 부처님 불법을 저절로 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한 가지 기쁜 일은 교포들이 이 시간을 위해 꼭 들려달라고 그 나라 고유의 전통 음악(CD)을 골라 보내옵니다. 때문에 ‘마음으로 듣는 음악’은 청취자와 함께 제작해가는 프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다함께 행복해 지는 시간이 바로 이 시간입니다.

 

책의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처님 법음을 전하는 말씀이어서 그런지 잔잔히 가슴을 울리며 스미듯이 담겨진다. 스님께서는 판매 수익의 전액을 아픈 어린이를 돕는 ‘작은사랑’을 위해 쓰고 있다고 하셨다. 우리가 잠시 살다가는 이 세상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깨달은 바가 있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회향하자는 뜻에서 1997년도에 만든 후원회다.

 

취재팀  전국에 병원이 많습니다. 서울대학병원에만 ‘작은사랑’을 위한 후원을 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정목스님  제가 한때 서울대학병원에서 5년간 지도법사로 있으면서 그때 당시 갓 태어난 아기들이 중환자실에서 고통 받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세상에는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참으로 많은데 그 좋은 일을 다 뛰어들어서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 중에 각기 자기에게 맞는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모두가 한 가지씩 맡아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 끝에 수술해서 치료하는 아이들에게 후원이라도 좀 해보자 한 것이 ‘작은사랑’의 시작이었습니다. ‘작은사랑’의 처음 회원은 30~40명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동참하는 사람들이 400명이나 됩니다. 이들 중에는 작게는 어린이 한명이 한 달에 1,000원씩을 꾸준히 내기도 하고 온 가족이 다 회원인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와보지 않고 10년간을 선금만 보내주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가 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금 전달은 1년에 두 번 초파일 전과 동지 전에 후원자와 수혜자가 한 자리에 모여서 합니다. 언제나 아픈 어린이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지만 헌금 후에는 통장을 모두 모아 부처님 전에 올려놓고 후원자를 위한 기도도 함께 합니다. ‘작은사랑’을 위한 후원비는 해마다 연간 7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시작이 힘이 들었지 막상 하고보니까 성원의 불길이 꺼지지 않고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부처님의 가피인 것 같습니다. 전국의 병원이 많지만 굳이 서울대학병원을 택한 이유는 서울대학병원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중환자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도와주는 사람들은 형편이 가장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헌금의 액수는 치료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아이들 부모들은 좌절과 절망 속에서 울고만 다니다가 내 아이를 위해서 생전 듣도 보도 못한 타인에게로 부터 받은 지극한 기도와 사랑의 손길에 그저 머리숙여 감사하고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스님께서는 종교를 막론하고 최악의 조건인 아이들만을 돌보고 계신다. 하루는 담당 의사들이 완쾌된 아이들의 명단을 조사해 봤는데 유독 스님께서 돌보는 아이들 전원이 완쾌되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 신기해 이게 무슨 조화일까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이 역시 부처님 가피로 밖에 설명 할 수가 없었다면서 담당 의사 선생님은 기독교 임에도 스님이 계시는 절을 자주 찾아오신다고 한다.

 

‘마음 밖으로 걸어가라’ 이 책은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관점에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기에 우리 모두 넉넉히 타인을 품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되어 조건 없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말해주는 책이다.

 

 

※ 정목스님께서는 16세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동국대 선학과 중앙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세상과 오랫동안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면서 전화 상담기관인 ‘자비의 전화’를 만들었고, 제4회 불이상(不二賞)을 받았다. 현재 ‘마음고요선방’을 열어 종교를 초월해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일과 불치병,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작은사랑’ 후원 일을 하고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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