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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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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지대방 작가와의 대화

  • 입력 2006.05.19
  • 수정 2024.11.22

5월 17일 동숭동 소극장 플레이하우스에서는 빠른 입소문을 타고 절찬리 공연 중인 연극 "지대방" 원작자인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을 모시고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다.

 

대학생들과 기자들 그리고 일반 관람객과 가진 만남의 시간에는 저녁 공연이 끝난 9시가 훨씬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분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대로  공연장을 꽉 메우고 앉아 있었다.

  

원담스님께서는

"오늘은 조계사 주지 스님이 아닌 작가로서 여러분을 만나고자 합니다. 제가 20대에 지리산에 있는 선방에서 공부할 때 해질 무렵 벽쪽을 보니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 책이 있어서 그 책을 보고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고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후에 가끔 책 속의 문장들이 생각나더군요. 또 후에 [관객 모독] 이란 최초로 본 연극 공연에서는 공연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아저씨 참으세요’ 라는  말을 해서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리게 하는 실수도 하였습니다.

 

연극이 좋고 희곡이 좋아 연극판에 다니다가 글쓰기를 시작했고 이 ‘지대방’ 은 10년 전 명계남씨의 의뢰가 있었으나 쓰지 못하고 3년 전 천지인 대표가 다시 의뢰하여 글을 썼는데 3년 동안 올리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라는 말씀으로 ‘지대방’이란 희곡이 나오게 된 동기와 과정을 설명하셨다.

 

스님께서는 관람객이 던진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셨는데,

등장하는 다섯 분의 스님들 중 (도문스님 포함) 어느 스님에 해당되는 것 같으냐는 물음에 네 분을 다 조금씩 가지고 있으나 허운스님의 모습이 있는 것 같다고 답변하셨다.

 

 

 

다른 관람객이 왜 도문스님은 끝내 보여 주지 않으셨는지 궁금하다고 하니까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고 마지막 관건이었는데 이 작품 진행상 도문 스님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을것 같았다고 하셨다. 

 

한 여대생이 "나는 누구인가?"로 고민하는 스님들의 대사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스님께서는 대단히 격조 높은 질문이라고 칭찬을 하면서 모든 수행자의 고민이고 우리의 고민이라고 말씀하시며 후에 조용히 차를 나누며 얘기 하자고 여운을 남기셨다. 스님께서는 "나는 누구인가?" 로 고민하는 사람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에 상당히 접근해 있고 질문하는 순간 그 생각이 실제로는 본질의 근처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우리는 본인이 앉아 있는 자리가 연화대인데 그걸 모르고 그 방석 위를 벗어 나려한다고 하셨다.

 

대사중에 "망할 놈의 부처"라는 대사가 불경스러운 것은 아니냐는 질문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한 구절은 어느 작가의 소설 제목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스님께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는 부처님의 말씀인 아함경에 나오는 말씀으로 소설의 제목을 인용한 것이 아니고, 똑같은 문장이 나오더라도 어디 있는 것을 모자이크 한 것과 다르고 그것이 작가의 마음에서 나온 소리인가와 다르다고 설명하셨다. 스님께서는 작가는 쓰고 있는 언어를 작품의 세계에서 녹여서 쓴다고도 하셨다. 또한 선방에서는 스스로가 부처가 되기 때문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수행한다면서  "살불살조" 라고 부처님도 조사도 죽이라고 한다고 설명하셨다.

 

 

끝으로 무문관의 수행에 대한 질문에 스님께서는

무문관은 극단적 수행을 하는 곳으로 모든 스님들이 해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곳이라고 하셨다. 앉아서 자고 일일 일식하는 극한 상황에 자기 몸을 맡기며 철저한 수행을 하는 곳으로 올해 백담사에서 했고 무문관이 있는 몇 군데 선원이 있다고 하셨다. 그러나 수행은 정해진 곳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노가다일이나 탁발, 시장통 등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또한 거창하지 않고도 위대한 삶을 살 수 있고, 본인이 마음이 열려 있고 늘 깨어 있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하셨다.

 

작가와의 대담을 마치며 원담스님께서는 앞으로도 서민들 중심의 열려있는 문화예술의 마당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끝을 맺으셨다.

 

더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열기를 느끼면서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공감 할 수 있고 깨달음에 한 발자국이라도 가까이 갈 수 있는 제3, 제4의 희곡을 집필해 주실 것을  기대해 보았다.

 

香光心 한은해

교육학 석사, 식품영양학 대학 강사 역임, 琅 조계종 포교사, 琅 조계사 신행안내부 1팀 총무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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