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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대웅전과 일주문 단청의 의미

  • 입력 2006.06.27
  • 수정 2024.11.24

조계사 대웅전의 단장이 마무리 되었다. 몇 년째 공사 중이라 답답하게 보이던 방지막이 없어진 조계사 대웅전은 ‘한국불교 1번지’ 라 불릴 만큼 위풍당당하다. 강원도 육송으로 교체한 바닥에는 신도들의 발걸음으로 조금씩 색이 짙어지고 천장의 단청은 새롭기만 하다.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은 1938년 전북 정읍의 증산도 원류인 보천교의 본당인 십일전을 옮겨 지은 것이다. 일제하에서 한국불교의 말살정책이 진행되던 시기에 보천교는 신도가 2백만에 달하는 교세로 일제에 맞서는 종교였다. 보천교주의 사망과 해방 이후, 조금씩 변화해 가면서 지금의 증산도가 된 것이다. 

 

조계사 대웅전이 중창 불사되기 이전인 최근까지도 대웅전은 보천교의 본소인 십일전의 모습과 전통을 이어 받은 것이다. 한국불교 1번지라는 명성에 맞지 않게 대웅전의 건축양식은 전통 불교양식이 아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역사와 전통을 살릴 것인지 불교의 전통양식을 살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논쟁이 많았다고 한다. 결국 한국불교의 대표사찰인 만큼 불교의 전통양식에 맞는 단청을 단행했다.

 

이번에 대웅전과 일주문의 단청을 담당한 한국 단청기술자협회장인 김한옥 씨는 “천장에는 궁궐이나 향교 등지에서 사용하는 문양과 달리 부처님을 상징하는 연꽃 문양이나 봉불(捧佛-부처님을 봉양) 문양으로 천상극락과 정토 아미타의 무궁무진한 조화와 법력을 상징하였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용과 봉황이 하늘을 나는 모습은 상서로운 기운을 가지고 온다는 의미이며, 천년장수의 학은 무궁무진한 불법세계가 사방에 전달하고자 그렸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외에도 “천진한 아이가 놀이하는 문양은 나라의 보배이자 희망인 어린이로 하여금 불법이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조계사 일주문은 새로 중창이 되어 가장 눈에 띈 변화인데 김한옥 씨는 “조계사 일주문은 새로 지은 건물이니 꼭 전통적인 문양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문양도 개발해야 단청문화가 발전하는 법이다. 일주문의 건물 비중과 더불어 새로운 단청문양을 시도한 것이 많아 단청사에 중요한 문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 조계사 일주문 단청의 가치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였다.

 

 

김한옥 씨는 “안비휘(鴈飛暉-기러기가 날아가는 광채) 문양으로 부연(처마를 위쪽으로 올라가게 하여 멋을 낸 목조건축물 구조)이나 서까래(지붕널을 받는 경사부재), 도리(서까래를 받치는 수평부재), 평방(기중과 공포 사이의 부재), 창방(기중사이를 연결하여 이층을 막고 벽체가구를 꾸미는 부재)에 도안하였다. 기러기는 반가운 객을 부른다고 하니 조계사 일주문을 통하여 반가운 불자들이 많이 오시라는 뜻이다.” 라며 안비휘 문양을 부연, 서까래, 도리, 평방, 창방 등에 도안한 이유에 대한 의미를 풀이하였다.

   

또한 “연단초(椽耑草-서까래 끝에 그려지는 별도의 문양)는 초엽화문(草葉花紋)으로 그렸다. 연단의 초엽화문은 초엽은 들풀의 꽃이니 민중과 서민의 꽃이라 해석하여 중생들이 많이 드나들라는 뜻으로 그렸다.”고 연단의 단청에 대해 부연하였다. 김한옥 씨와의 인터뷰는 조계사 대웅전과 일주문의 단청의 깊은 의미를 살펴볼 수 있었다.

 

조계사는 앞으로 현재 대웅전에 모셔진 부처님을 오는 10월 새로 지어질 영산전에 모시고, 대웅전의 격식과 규모에 맞는 삼존불을 모실 예정이다. 조계사가 대웅전 해체 보수공사를 시작으로 4년여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국불교 1번지’ 다운 위용으로 중창하게 되는 조계사의 새로운 모습을 통해 비단 외관이 아닌, 불법을 공부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芝霞 이경주

행정학 석사, 불교가 모태신앙, 한 아이의 엄마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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