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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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주지 원담스님 해인사 법문
7월 10일 월요일 오전 6시 30분 태풍 예고를 들었지만 서울의 날씨는 평소와 다름없는 여름날 새벽, 22대의 버스가 해인사를 향해 출발했다.
해인사에서는 제 2차 1029일 천도재를 지내고 있는데 20회째 49재 법문을 조계사 주지 스님께서 하시는 날이다.
그동안 해인사에서 종단의 대덕 큰 스님들을 모시고 진행했던 해인삼매 법문은 영가 천도 뿐 아니라 생사의 바다를 헤매는 우리에게 무명 업식을 녹이고 바른 길을 제시해 주는 법문이다.
삼보사찰 중 법보사찰인 해인사는 자주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만큼 많은 조계사 신도들이 마음을 내어서 가는 것이라 생각을 하면서 천안쯤 오니 비가 조금씩 내렸다. 그러나 빗줄기는 남쪽으로 향할수록 거세지면서 해인사 부근에 도착했을 때는 높은 산 계곡을 따라 흘러 내려오는 물이 아래 계곡으로 모이면서 흙탕물이 되어 마치 큰 파도처럼 후려치는가 하면 소용돌이치며 휘몰아 바라보는 사람에게 현기증을 일으키게 했다.
해인사에 도착했을 때는 태풍을 실감하도록 입고 있는 우의가 바람에 날려 옷은 금방 다 젖었고 우산이 뒤집혀서 쓸 수가 없었다.
큰 법당 안에는 많은 불자들로 발 들여 놓을 틈이 없고 법당 주위에도 우산을 쓴 채 서서 법회를 보고 있었다.
주지 스님께서는 '내 사주에는 물이 많아 날만 잡으면 비가 온다'고 웃으시며 해인사는 한국 제일의 수행도량이고 수행의 어머니와 같은 곳이라고 하셨다. 20년 전에 해인사에 있을 때, 겨울 해인사는 밤에 달 그림자가 방으로 스며들고, 바람이 불면 문고리의 한지가 파르르 떨려 잠이 깨어 눈을 뜨고 앉아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고 회상하셨다.
스님께서는 “천도재를 지낼때는 재를 올리는 사람도, 염불하는 법사도, 법문하는 스님도 마음을 가지런히 가지라는 뜻으로 가지런할 ‘재(齋)’자를 쓴다.”고 설명하셨다.
천도재를 지낼 때의 첫째 마음으로 “자기 마음 안에 번뇌를 버리고 고요함에 들도록 해야 합니다. 법당 안에 들어 올 때 내 마음의 산란심을 끊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적멸궁의 상태입니다.”라고 하셨다.
둘째 마음은 “보살과 부처에 대한 원력을 가지고 자기 마음속에 자기와 인연이 닿는 불보살님을 한분씩 가지고 그분에 대한 신심과 원력을 가지고 기도하십시오. 이러한 마음으로 천도재에 임하면 영가는 듣는 힘이 오랜 수행을 하신 스님과 같이 빠르기 때문에 빨리 알아듣고 깨달음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영가들이 좋은 곳으로 가시라는 염원으로 불보살님에 대한 인연을 가지라고 기도하십시오." 라고 하셨다.
법문을 마치시고 나오시며 주지 스님께서는 '공양 하러 가세요' 라고 조계사 신도들을 알아 보시며 마음을 써 주신다.
빗속에서 서울로 돌아가야 할 시간 때문에 바쁘게 참배하고 모두들 부지런히 버스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도 비는 줄기차게 쏟아졌고 논둑까지 찰랑찰랑 하는 억세게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니 저 물이 넘치면 한해 농사는 헛수고가 될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며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태풍의 중심지를 지나고 서울이 가까워지면서 비는 조금씩 내렸고 서울에 도착 하니 비는 오지 않았다.
TV 나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을 직접 보고 오니 천재지변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겠으나 미리 대비책을 강구하여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비속에서 무사히 다녀왔음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香光心 한은해
교육학 석사, 식품영양학 대학 강사 역임, 琅 조계종 포교사, 琅 조계사 신행안내부 1팀 총무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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