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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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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화엄경에 나타난 선지식

  • 입력 2006.08.09
  • 수정 2025.01.09

조계사에서 일요일마다 열리고 있는 경전법회의 첫째주 경전은 화엄경으로 8월 첫째주 일요일 前 해인사 강주 수진스님의 "화엄경에 나타난 선지식"에 대한 말씀을 요약해본다.

 

 

화엄경이란? 화엄경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을 가장 훌륭하게 나타낸 방대한 분량의 대승경전으로 교설이 넓고도 무한한 만큼 지극히 난해하며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을 나타낸 것이기에 한량없는 광명과 가이 없는 환희를 간직한 생명력이 넘쳐흐르고 우리의 생각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신비스러운 경전이다.

 

 

선지식하면 우리는 중국의 과격하고도 적나라하게 설파되어지는 큰 스님들을 상기한다. 선승의 대표적 어른은 남인도 향지국의 셋째왕자로 태어난 달마대사이다.

 

달마대사는 서기 520년 인도에서 배를 타고 중국의 광주로 가서 한달 후 광주 자사의 소개로 양나라 무제를 처음 만난다.

 

양무제는 불교가 양나라의 정치적 철학이라 생각하고 무수한 절을 짓고 절 보수와 가사와 발우를 공양한 조불 조탁의 불심천재였다. 달마대사를 처음 만나 자신의 불사에 대한 공덕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물으니 달마대사는 "소무공덕"이라고 답했다.

 

양무제는 "그러면 어떤 것이 참다운 공덕이 얻어지는 길이냐?"라고 물었다.

 

달마대사는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다. 생각하고 "불식" 즉 "네꼴대로 살아라."고 말하고 홀연히 숭산 소림굴로 들어가 벽관(면벽)을 시작했다.

 

그때 일찍이 출가하여 공부를 많이 한 2조 혜가대사가 희안한 벽관 승려가 있다는 말을 듣고 천길 눈이 온 겨울날 찾아와 "스님" 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자 팔을 잘라 올리니 그제서야 "왜 왔노?"라고 물었다.

 

혜가스님 : 마음이 불안해서 왔습니다.

달마대사 : "그 마음을 가지고 와보라 "

혜가스님 : 아무리 찾아도 내놓을 마음이 없습니다.

달마대사 : "이미 그대의 불안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노라. 밖으로는 망상을 쉬고 안으로는 헐떡거리는 생각을 없애 버리면 그때에 "도"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느니라."

 

혜가스님은 그길로 달마대사를 모시고 법을 이어 초조 달마대사에 이어 2조가 되었다.

 

이렇게 알고 있는 것이 선지식이다. 한국의 선지식은 경허선사, 만공선사 등이 계시다.

 

 

화엄경에서는 선지식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가?

선지식은 지혜의 문으로 향하게 하는 존재이니 부처와 중생사이에서 우리들 중생으로 하여금 진실한 도의 문으로 들어가게 하느니라.

 

불교에서 선지식은 부처와 중생사이에서 중생을 깨달음의 세계, 진실한 도의 세계, 여래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존재이다. 선지식은 만나기 어려운 존재이고 쉽게 만난다면 선지식이 아니다.

 

우리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 우리 불자는 불법을 만났으니 태어난 자체가 성스러움이고 행복한 존재이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따뜻한 가슴이 있는 사람이다.

 

불교를 만났다 해도 화엄경을 한번 펼쳐 본 사람이나, 화두 참선을 해 본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되느냐?

 

보여 지는 선지식이 아니라도 선지식은 화화처처 도처에 많이 있다.

 

선지식의 법문을 듣고 감동받지 못했는데 한 송이 매화 꽃을 보고 감동을 받았으면 매화꽃은 나에게 선지식이고, 참선을 해도 깨달음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는데 고요히 흐르는 음악을 듣고 한 순간에 정화되면 그 음악은 나에게 선지식이다.

 

산하에 들리는 모든 것, 보여지는 모든 것은 나를 깨어나게 하는 능력이 있어 선지식이고 이렇게 나를 깨어나게 하는 것은 모두 다 선지식이다. 참 선지식은 나의 영혼을 확 바꾸어 놓는 것이고 나의 뇌리를 순간 깨어나게 한다.

 

선지식 하면 떠오르는 분은

달마의 법을 이은 6조 혜능대사이다.(초조 달마대사, 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조 홍인, 6조 혜능) 혜능 대사는 스님에게 계를 받아 법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꿈속에서 이름을 선몽하여 지은 이름이다.

 

나무를 하여 먹고 사는 가난한 집안으로 어느 날 나무를 마지막 팔고 돌아오는 길에 경전 읽는 소리를 들었는데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란 소리만 들렸다.

 

이 소리는 혜능대사의 삶과 너무나 맞아 감동을 받았다. 고달프다 생각지 말고 그 마음을 어디에도 주착하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라. 여기에서 고통스럽다고 떠나면 더 큰 고통이 따라온다. 무엇을 하더라도 한다는 생각이 없이 하게 되면 고달픔이 사라진다.

 

부처님은 유정이나 무정이나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왜 안되느냐?

조주선사는 왜 없다고 했는가? 모든 망상이 거기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망상을 집중시키는 곳이 "무"다. 도를 깨치기 위한 노리개가 화두이다. 화두를 들지 않아도 찰라간에 머리가 터져 버리면 끝이지 무슨 수십년을 하는가?

 

무엇을 하던지 무심으로 하라. 이것이 "응무소주 이생기심" 이다.

 

21세기는 자식에게 대가를 바라는 시대가 아니다. 모든것이 공중분해 되는 시기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살아라.많은 물들이 바다로 들어가면 한 가지 짠맛으로 된다. 한강물이다, 낙동강물이다를 따지지 않는 것이 바다다.

 

모든 진리는 화엄경으로 돌아가 화엄의 철학으로 피어난다. 아함경, 방등경, 반야경, 법화경 모든 경전은 화엄의 철학을 말하기 위한 수단이고 화엄의 철학을 말하고 난후 따로 조각내어 설파한 것이다.

 

선지식은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존재이고, 세간의 법을 벗어나는 존재, 세간의 법에 물들지 않는 존재로 마치 연꽃이 물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다.

 

선지식은 법계를 밝게 비추는 존재로 태양과 같은 존재이며 우주를 밝게 비추는 존재다. 선지식은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부모은중경에는 아이를 키우는 데 100말의 우유를 먹여 키운다고 하였다. 어머니의 가장 완벽한 침대가 어머니의 품안이고 어머니의 손을 벗어나서 크는 아이는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다. 철(제철)없이 먹이는 과일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이라 철없이 큰다.

 

선지식이란 존재는 지혜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존재이고,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의 언덕을 넘어 열반의 길로 들어가게 하는 존재이며, 진리의 참다운 세계에 도달하게 하는 존재이다.

 

화엄경에 나타난 선지식은 불행을 딛고 행복을 얻는 존재로서 표현하고 있다.

 

열심히 기도, 정진하면 가슴이 활짝 열리고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하시며 오늘의 화엄경 법문을 마치셨다.

오늘 법회에 참석한 조계사 불자님들 모두 선지식을 찾아 열심히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香光心 한은해

교육학 석사, 식품영양학 대학 강사 역임, 琅 조계종 포교사, 琅 조계사 신행안내부 1팀 총무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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