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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에 수의를 준비하는 이유, 조계사 윤달수의 판매 소개

  • 입력 2006.09.03
  • 수정 2024.11.24

수의는 염습 때 죽은 사람의 시신에 입히는 의복이다. 수의는 상고시대부터 있어왔으나 보통은 <주자가례>에서 비롯된 습속으로 보며, 계급과 신분, 빈부의 차이에 따라 그 형태에 차이가 있어 격식과 제도가 까따롭고 복잡했다. 수의는 각자 신분에 따라 생전에 입던 예복과 같이 만들며, 가풍에 따라 동정을 달기도, 달지 않기도 한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내세관과 효도관에 근거하여 상례를 특히 중요시하여 부모의 수의를 잘 마련하여 장례를 치르는 것을 예와 효를 이루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수의를 써야하는 관념상의 이유가 내세관과 효도관이라면 실생활에서의 실용적인 면은 시신을 갈무리하는데 있어서 편리함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례가 죽은 자의 죽음을 엄숙히 하고 살아있는 자에게 죽은 자를 추모하는 절차라면 시신이 변형이나 부패 등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수의는 상당히 실용적인 것이다. 즉, 수의가 전통적인 풍습으로 중요시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시신을 단정히 처리한다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 수의는 전통적인 수의의 의미를 이해한 후에 현대사회의 실정에 맞게끔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수의를 준비하는 시기는 보통 회갑이 지난 뒤 날을 정하여 한다. 주로 윤년의 윤월, 윤년의 생일달이나 청명월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하며,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날을 받아한다고 한다. 이렇게 윤년에 수의를 준비하는 이유는 윤월이 공월이며 남의 달 덤의달 여벌달이고 손이 없으며 탈이 없는 윤월(閑月)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태양력과 태음력사이의 시간의 차이를 맞추기 위하여 3, 4년마다 태음력에 추가로 1개월 (27일~29일)씩을 넣는데 추가 월이 들어있는 해를 윤년이라하고, 추가로 들어가는 달(月)을 윤달이라 한다. 그리고 이런 윤달은 덤으로 있는 음(陰)의 달로써 손재(損財)등이 없는 기간 특히 평소에 꺼려했던 험한 행사를 할 수 있는 기간으로 모든 일에 부정(不?)을 타지 않고 액(厄)이 끼이지 않는 달로 믿어 왔다. 그래서 이장(移葬)을 하거나, 집안의 수리나 이사(移徙)를 하기도 하고, 특히 혼례(婚禮)를 올리는 날로 잡으면 좋다고 믿어져왔다. 그리고 윤달(윤년)에 수의를 마련해 두면 집안 어른이 무병장수하고 자손도 번창한다고 믿고 행하는 풍습이 있어 왔다. 이런 풍습이 갖는 전통적 의미와 함께 윤달에 수의를 해놓음으로써 자손들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으신 집안어른을 더욱 공경하여 효심으로 받드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집안어른은 가까이 다가온 죽음을 대비하면서 여생에 대한 진한 삶을 살고자 했던 지혜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수의는 생전에 입던 예복(禮服)과 똑같이 만들어 입었기 때문에 딱히 어떤 옷감이 좋다, 나쁘다 하는 기준은 없다. 특히 화학섬유가 발명되기 전에는 모든 섬유가 잘 썩는 자연 섬유였기 때문에 평상시 사용하던 옷감으로 수의를 했었던 것이다. 문헌에 의하면 “수의로 쓰였던 옷감으로는 공단(貢緞), 나단(羅緞), 명주(明紬), 능(綾), 초, 은조사(銀條紗), 생고사(生庫紗), 삼팔, 모시, 마 등을 사용했는데 빨리 썩는 것이 좋다고 하여 민가(民家)에서는 모시나 마포를 많이 사용한다.'라고 되어 있다. (1996년, 한국문화재 보호 재단발행, 우리의 전통예절 중 375쪽~376쪽 참조) 이는 오래된 무덤에서 간혹 출토되는 수의를 보아도 알 수 있으며, 특히 사대부집안 이상의, 부와 권세가 있는 문중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수의의 옷감을 보면 대개 명주 또는 모시로 만들어져 있다. 일부 업자들이 모시로 수의를 하면 안 좋고 삼베로만 수의를 만들어야 되는 것인양 홍보하고 있으나 이는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여하튼 일반적으로 수의에 사용되는 옷감은 보통 천연섬유인 삼베(?麻)를 선호한다. 삼베를 수의로 선호하게 된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섬유의 특성상 삼베(?麻)는 수분흡수력이 뛰어나고 배출력이 월등하며, 바이오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잡균의 서식이나 근접을 막아주는 항균, 항독기능과 아울러 자외선 등을 차단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조상의 시신을 거룩하고 깨끗하게 모시고자 하는 경로(敬老) 효친사상에서 대마를 수의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참고로 현재의 가격구조는 대마, 아마, 저마의 순으로 가격이 높다. 이것은 섬유의 우열(優劣)에 따른 가격형성이라기보다 생산량과 제사(製絲)의 난이도(難易度)에 따른 것이다. 또 요즘은 화장용으로 한지나 기타 재질로 된 것도 있으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수의에 쓰이는 옷감은 자연섬유, 즉 썩는 섬유라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것이다. 

 

 

한편 남자의 수의에는 심의나 도포, 두루마기, 저고리와 적삼, 바지와 속바지, 복건 행전 등을 넣고 여자의 수의에는 원삼이나 두루마기, 저고리와 적삼, 바지와 속바지(단속곳), 치마와 속치마, 여모를 넣으며 공용수의로는 명목(얼굴싸개), 악수(장갑), 버선, 습신, 오낭(머리카락, 손발톱 주머니), 이불(소렴금, 대렴금), 천금, 지요, 베개, 포(염포) 등이 있으며, 지방에 따라 가감하여 사용한다.

 

 

한편 미리 준비해 놓은 수의를 잘 보관해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보관을 잘못하면 수의의 옷감이 상하기 때문이다. 수의를 보관할 때에는 통상 오동나무가 좀이 슬지 않으므로 오동나무 함에 수의를 보관한다. 옷과 옷 사이에 좀약이나 잎담배를 창호지에 싸서 넣어 보관하기도 한다. 이외에 약쑥, 할미꽃 뿌리, 향을 넣거나, 냄새가 좋은 풀인 궁궁이잎을 넣기도 하며, 궁궁이와 형태가 비슷한 '청궁'을 사용하기도 한다. 반대로 냄새가 좋지 않는 '소독나무'를 넣어 나쁜 냄새로 하여금 벌레가 오지 못하게 하여 수의를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해온 수의는 1년에 한번씩 맑은 공기와 햇빛에 노출 시켜 줘야 한다.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 지나가면 날씨가 맑고 바람이나 습기가 없는 날에 자리를 깔고 널어서 거풍을 한 다음 거두어 다시 보관하게 된다. 그리고 음력 칠월 칠석날 거풍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또 만약에 이날에 비가 오면 일주일 뒤에 거풍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만 삼베로 수의를 제작하면 좀이 슬지 않으므로 거풍이 필요 없다고도 한다. 한편 수의함을 정리할 때는 수의를 차곡차곡 개어서 집어 넣되 먼저 입히는 품목을 위에 놓는다. 그리고 이런 수의는 당사자보다는 자손이 정성껏 보관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고 할 것이다.

 

 

참고로 조계사 불교용품점에서는 윤달수의를 저마 60만원에서부터 대마 최고급 450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비치하고 있다. 문의사항이 있으신 분은 조계사 불교용품점 738-9466으로 문의 바란다.

 

 [자료출처 참조 http://suyi.co.kr/suy.asp, http://blog.naver.com/cetana/20003783674]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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