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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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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금강경 제4분 묘행무주분(?行無住分), 제5분 여리실견분(?理實見分)

  • 입력 2006.10.19
  • 수정 2025.01.09

불기2550년 10월 15일(일)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은해사 승가대학원장으로 계시는 지안스님께서 지난 달 금강경 제 3 분 대승정종분(?乘正宗分)에 이어 이번에는 계속해서 제 4 분 묘행무주분(?行無住分)과 제 5 분 여리실견분(?理實見分)에 대해 설법을 하셨다.

 

지안스님은 제 4 분 묘행무주분(?行無住分)의 법문을 낭독하시면서 설법을 시작하셨다.

 

“다시 수보리야, 보살이 법에 응당히 머무는 바가 없이 보시를 행할 것이니, 이른바 색에 머물러 보시하지 말 것이며, 성/향/미/촉/법에 머물러 보시하지 말지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하여 상에 머물지 말 것이니 까닭이 무엇인가. 만약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을 가히 생각하여 헤아릴 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동쪽 허공을 가히 사량할 수가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남서북방과 사유상하의 허공을 가히 생각해 헤아릴 수 있겠는가?”

“못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의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는 복덕도 또한 그러해서 가히 사량할 수 없나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다만 응당히 가르친 대로 머물지니라”

 

지안스님은 이 묘행무주분의 법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법하셨다. 이 법문은 마음을 어디에도 머물지 말고 살라는 뜻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시간 공간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 우리의 본래 마음은 머무름이 없다. 이처럼 머무름이 없는 본래의 마음 그대로 살아라 하는 뜻이 이 묘행무주분에 설해져 있다. 이 세상에 모든 존재하는 것은 모두 법(法)이다. 이 법에 응당 머무름이 없이, 즉 어떤 대상에 대해서 마음이 한정되어진 상태로 되지 말고, 이런 상태에서 보시를 하라고 부처님은 설법하신다. 여기서 보시는 6바라밀의 수행을 보시로 대표하여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마음을 어디에 고정시켜 놓고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안스님은 배가 난파되어 모두 물에 빠지게 되자 자신이 입었던 구명조끼를 벗어 어떤 소년을 구해주고 대신 자신은 죽음을 택했던 일본의 한 스님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살신성인의 행위가 머무름이 없는 마음이라며 소개해 주셨다. 그리고 금강경 묘행무주분에서 묘행이란 미묘한 행위, 아름다운 행위, 거룩한 행위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마음이 어디에도 붙들림이 없이 순수한 마음 그대로 쓴다는 뜻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모든 경전의 부처님 말씀은 마음을 잘 쓰라는 법문이라며 마음을 잘못 쓰면 스스로 지옥고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어서 제 5 분 여리실견분(?理實見分)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히 몸매를 갖춘 모양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가히 몸매를 갖춘 모양으로써 여래는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바 몸매의 모습이라는 것은 곧 참 몸의 모양이 아니옵니다.'

“무릇 있는 바 모습이 다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나니라.”

 

부처님은 32상 80종호를 갖추고 계신데, 여기에서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묻는 뜻은 32상 80종호를 갖추고 있다고 하여 부처님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수보리는 여래께서 설하신 바 몸매의 모습이라는 것은 곧 참 몸의 모양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이는 금강경의 특유한 어법 즉 ‘--가 --가 아니라 이름이 --이다’라는 형식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모습은 거짓된 상, 가상이라는 뜻이다. 모습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참된 실상이 아니다.

 

이런 수보리의 답변에 대하여 부처님이 하신 말씀 즉, “무릇 있는 바 모습이 다 허망한 것이니,...”라는 말씀은 금강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서 이를 금강경 사구게라고 한다. 이는 곧 공의 이치를 드러낸 말씀이다.

 

지안 스님은 이어서 야보도천선사라는 스님이 지은 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셨다.

 

긴 낚시줄을 바닷속에 넣으니,

한 파도가 생기니 만 파도가 따라 일어나도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찬데 고기는 물지 않아서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그리고 지안스님은 이 시의 내용처럼 마음이 비워지지 않으면 진실한 참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만약 모든 상이 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나니라’ 하신 것은 곧 모든 것을 빈 것으로 보면, 부처님을 보게 됨을 말씀하신 것으로 이는 진공묘유의 도리를 설하신 것이며, 이 법문은 하심(下心)하면서 자기가 스스로 자기 자신을 달랠 때에도 필요한 법문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법문을 마치시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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