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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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 봉암사 선원대중공양
경북 문경 봉암사는 백두대간에 해당하는 희양산이 병풍처럼 둘러 쌓인 곳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구산선문중 하나인 희양 선문으로 시작하여 1100여 년간 수많은 선사들이 머물러 정진을 해오고 이후 한국불교 현대사에서 여러 차례 불교계의 어려움이 있을 때 성철,청담,자운,우봉,보문,향곡스님등이 결사 정진을 하며 오늘날 조계종의 종풍을 세워 엄격한 수행도량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로도 많은 스님들의 수행처로서 1984년 조계종 종립선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1992년 희양선원은 태고선원으로 새로운 편액을 달았다.1982년 이후 봉암사는 4월 초파일을 제외하고 일체 출입이 통제되어 이 시대 남아있는 유일한 청정 수행도량이다.
불기 2551년 2월12일 새벽 6시30분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원주이신 도경스님과 호법국장 은초스님 그리고 신도회장단을 비롯하여 5대의 버스로 문경 봉암사에 선원 대중공양을 다녀왔다.
신도님들은 오늘 선원대중공양은 올 들어 두 번째이지만 봉암사 선원대중공양은 1년을 기다렸다고 말한다. 차안에서 예불은 올리며 도착하니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여 산문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하신다.
마중 나온 스님의 간곡한 당부와 안내에 따라 묵언과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대웅전으로 갔다. 아주 넓은 곳이지만 현재 하안거 이후 10개월 결사에 들은 스님 23명과 경내 성적당에서 동안거 수행중인 스님 20명 그리고 기본선원 수행중인 사미승 20명 등 63명이 정진 중이라고 한다.
대웅전 3신불을 주변으로 뒤와 옆벽에는 3단으로 변상도가 그려져 있다.
자리 정리 후 수행 중이신 스님 20여분과 함께 예불에 참여하는 복을 받은 신도님들께 태고 선원장 이신 정장스님께서 “마음 잘 쓰는 불자가 되라”는 법문을 해 주셨다.
“이곳에 오신 불자님들은 부처님 복을 많이 받으신 분들이다. 부처님 말씀 많이 들어도 실천여부가 부처님 은혜 갚는 것이다. 100년 동안 아끼고 쓰고 욕심내던 것이 티끌이 되어 갈 때는 빈 먼지뿐인데 죽을 때까지 욕망에 끄달려 간다. 모두의 마음속엔 스스로의 법심이 있다. 내속의 부처님이 있는데 그 부처님 시봉을 잘 할 때 올바른 수행자이다. 스스로 생각해서 올바르게 봉행하고, 모시고, 믿게 될 때 나도 남도 알게 된다. 비워라, 비워라 해서 마음을 다 버리고 아무것 없어도 두 어깨가 무거워 일어나지 못한다. 봉암사 온 기념으로 정해년 새해에 마음 속 구석구석 묵은 것 다 버리고 새해엔 새로운 삶과 미래로 청심한 불자가 되도록 하라“고 하셨다.
법당을 나와 신도회 사무처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공양을 하고 30여 분 거리의 마애불을 찾아 가는 길에 수행하시는 스님들이 공양 후 긴 막대를 짚고 포행하시는 모습이 간간히 눈에 뛴다.
휴식시간이라 약간의 긴장이 풀린 채 봉암용곡 이라고 불리는 계곡을 끼고 오솔길을 올라가는 길에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주변의 나무와 풀 들 그리고 꽃들을 깨우는 양 크게, 작게, 부드럽게, 힘차게 봄의 교향악처럼 아름답다.
너무도 자연 그대로인 너루 바위들이 펼쳐진 곳에 낮고 자그마해서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마애보살 좌상은 고려 말 환적 의천 선사의 원불로 평소 발원, 기도하는 부처님, 보살이라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여 반대쪽 계곡 따라 선원 쪽으로 다시 내려오며 삼삼오오 조심스럽게 보물인 봉암사 삼층석탑 탑돌이도 하고 지증대사 적조탑과 적조비문 등 보물과 금색전 아미타불도 참배하고 부지런히 돌아보며 나왔다. 오는 길에 출입통제를 했지만 너무도 자연 그대로인 아름답고 포근한 산세의 선원에서 공부하시는 스님들은 많은 공덕으로 복이 많으시다는 어느 보살님 말씀에 또 다른 노보살님은 이렇게 좋은 곳에 대중공양 오게 된 것이 참으로 복 받은 것이라고 하시며 더 많은 공덕을 쌓아야 동안거 하안거 대중공양 다닐 수 있다고 하신다.
돌아오는 길에 아직도 복 받을 일 못했는데 오늘 받은 복으로 더욱 수행하라는 목표 삼으라고 하시는데... 지난날까지의 모든 마음 다 버리고 가라고 하셨는데 그 무엇인가 아까워 도로 가져오고 있음을 느낀다.
이른 오후 4시 30분 조계사에 도착, 오늘의 선원 대중공양을 여법하게 마쳤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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