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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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고운사로 동안거 회향 방생법회를 다녀와서
불기 2551년 3월5일(월) 갑자기 영하로 내려간 꽃샘추위와 전날부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를 걱정하며 새벽6시 30분 34대의 동안거 회향 방생차량은 조계사 일주문을 출발해 경북 의성 등운산에 자리한 고운사를 향해 떠났다.
불가에서 살생을 금하는 것이 소극적인 계율이라면 방생은 자비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방생이라고 하면 물고기나 짐승을 놓아주어 불보살의 힘을 받아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불제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병든 사람을 치료해 주는 것, 고아나 무의탁 노인을 돌보는 것, 굶주린 이에게 음식을 보시하는 것 등이나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어진 자연을 되살리는 것도 방생이라고 하는 것은 중생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깨우쳐 주기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찾은 고운사는 이름보다 더 고운 사찰이다.
신라시대 해동 화엄종의 시조로 추앙받는 의상대사가 681년 창건하여 신라를 대표하는 호불 유학자로 많은 승전(僧傳) 승비(僧婢)와 사기(史記)를 남긴 유명한 최치원이 말년에 이곳에 머무르다가 신선이 되었다고 전한다.
고려 때에는 도선국사가 가람을 크게 일으켰으며 임진 난 때에는 사명대사가 僧軍(승군)의 전방기지로 식량비축과 부상병 뒷바라지를 하는 등 호국불교의 가람이었다고 한다.
일제 때는 전국 31본산 중 하나였으며, 현재는 60여개의 말사를 관장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이다.
조계사를 출발하여 차량예불을 진행하며 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일주문이 보인다.
평지로 이어진 넓은 길 가운데 “조계문”이라는 현판과 함께 보이는 세간과 출세간의 경계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그마한 일주문이 가까이에서 보니 예사롭지 않다. 크지 않은 지붕을 양쪽에 각 5개의 아름드리 기둥이 받히고 있고 그 바깥 쪽 4귀를 길고 가는 기둥이 받히고 있는 독특한 모습으로 장인의 예술성이 깃든 아름다운 문이다. 그 안으로 사천왕문을 지나 바로 앞쪽에 “고불전” 요철모양의 작은 전각 안에 한 칸은 비문이 한 칸에는 석불이 모셔져 있다.
능허스님의 염불소리를 따라가니 대웅보전 옆에서 동안거 회향 방생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상단공양, 축원에 이어서 대웅전 앞쪽에서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과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신도 회장단은 그곳에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불, 법, 승 크게 외치며 부엉이 올빼미 등의 조류 방생을 하였다.
이어서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께서 “고운사의 옛 명성에 맞는 사찰로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불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조계사 신도님들이 오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이 동참하여 주셔서 커다란 힘이 된다.”는 인사말씀을 하셨다. 이어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께서는 “오늘 방생의 의미를 고운사 신도님들과 조계사 신도님들 모두 깊이 새기며 기도하면 원하는 것 이룰 수 있다.”고 하시고 “고운사가 경북지역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불사 홍보 포교 잘하시라.”고 격려하며 갑자기 너무 추워진 날씨에 감기 등 건강 주의를 당부하셨다. 이어서 신도회장님의 인사말이 이어지고 바람이 많이 부는 가운데 소전 의식은 비교적 간단히 하였다.
점점 기온이 내려감을 느끼며 점심공양은 차안에서 한다는 안내에 따라 각자의 참배 시간이 이어졌다.
고운사에는 지난 10여 년 간 이어진 불사로 새 단장을 하여 작지만 오래되거나 새로 지은 30여개의 전각이 마치 연꽃이 피어나는 듯한 형상으로 이루어져 이곳의 지형을 부용반개형(연꽃이 반쯤 핀 형상) 이라고 한다.
현재의 대웅보전은 1992년에 새로 건립한 중심 전각으로 50여 평이 제일 큰 전각인 것 같다. 오른쪽 위 돌계단을 오르니 나한전이 있다. 16나한과 석가모니를 모시고 (보기 드문 지불임)전에 대웅전으로 조선중기에 지어졌으나 대웅보전 신축으로 지금의 자리로 이전 하였다고 한다. 나한전 앞에 3층 석탑(경북문화재 28호)이 있다.
대웅보전 위쪽으로 약사전에 들르니 도선국사가 조성하였다는 석조 석가여래좌상(보물제246호)이 모셔져 있다.
그리고 고운사하면 해동제일 지장도량이라 불리는 지장보살 영험성지라고 하여 예부터 죽어서 저승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에 다녀왔느냐고 물었다고 하는데 고운사 명부전에는 300년 전에 세워진 건물로 지장보살과 염라대왕 및 십대왕과 권속들로 조성되어 꽉 차 보인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지장보살님의 수인이 구품인 중 하품 중생인을 하고 계심이 궁금하다. 다른 여러 개의 전각들은 지나치며 카메라에 담고 극락전을 찾았다.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대세지보살을 모신 전각으로 내부단청과 수미단의 문양이 요즘 보기 드물게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유서 깊은 건물로 남아있다.
그 옆에 만덕당이라는 현판을 보고 들어가니 공양간이 보인다. 가마솥에 장작으로 불을 때며 공양은 이곳에서 못하여도 오늘 추위에 조계사 신도님들 몸 녹이라고 보이는 대로 된장국을 떠주는 공양주 보살님의 귀한 마음을 통해 고운사의 순수하고 넉넉함을 보았다.
내려오며 지나가는 대로 눈을 맞춘다는 우화루의 외벽에 그려진 호랑이 벽화를 보고 올라갈 때 대충 보이던 “가운루” 앞으로 내려오니 신라 최치원 선생이 계곡물이 내려가는 곳에 물길을 막지 않고 계곡물 속에 석조기둥을 세우고 그 위로 나무기둥을 세우며 계곡의 모양을 따라 전각을 세운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지금껏 남아있다.
어제 내린 비로 계곡에는 기둥사이로 물이 내려가고 있었다. 버스에서 준비된 도시락으로 점심공양을 하고 기온이 더 내려가는 듯 눈발이 날리는 날씨로 일찍 회향 길에 올랐다. 새벽부터 신도님들이 많은 고생을 오히려 많은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며 궂은 날씨도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더 많은 마음수행을 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궂은 날씨가 아닌... 봄비가 내리는 날 이름보다 더 고운 고운사에 다시 다녀오리라...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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