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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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설악산 봉정암 보궁참배
부처님오신 날을 한 달 가량 앞둔 지난 4월 27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에 참배 드리려는 불심 가득한 180여명의 조계사 불자들은 1박 2일의 일정으로 5대 보궁 중의 한 곳인 설악산 봉정암에 가서 보궁참배 법회를 봉행하고 왔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수렴동 계곡은 심산유곡답게 늦게 봄을 맞아 진달래와 산벚 꽃이 한창 만개하고 보궁을 참배하러 가는 길을 꽃으로 장엄하여 불자들의 힘든 산행에 신선한 벗이 되어 주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전각으로 온갖 번뇌 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이란 뜻으로 적멸(寂滅)이란 말은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어의 nirvana를 한자어로 옮긴 것이고, 열반(涕槃)이란 말은 이 말을 소리음으로 적은 말로 부처님이 열반에 들어 항상 머물러 계시는 보배로운 궁전이라는 말이 된다.
적멸보궁에는 부처님께서 나고 죽음이 없는 깨달음의 세계에 드신 것을 상징하는, 불제자들에게 진리의 깨우침을 주고 계신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자장율사(慈藏)께서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져온 부처님의 사리와 정골(頂骨)을 나누어 봉안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양산 통도사와 오대산의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의 5곳이다.
부처님 진신사리는 조계사 법당 앞 칠층석탑에 모셔진 것을 비롯해 몇몇 사찰에 모셔져 있어 엄밀히 말해 이들 사찰도 적멸보궁이라 할 수 있으나 봉정암을 비롯한 5대 적멸보궁은 가장 먼저 모셔진 역사성을 공유하고 있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불자들에게 적멸보궁으로서 격을 달리하고 성지순례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5대 보궁 중에서도 설악산 봉정암은 쉽게 가기 어려운 산 높은 곳에 모시고 있는데다 사리탑에 부처님의 뇌골사리를 모시고 있고 기도 발원이 영험하다고 하여 불자들이 한번 꼭 참배하고 싶어 하는 곳이다.
산행 길에 이고 지고 들고 곡예사처럼 사박사박 산길을 오르는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불자(보살)을 만나 무얼 그렇게 잔뜩 이고 지고 가시느냐 무겁지 않느냐 물으니,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이지,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이니 무거워도 보궁참배 할 환희심으로 가는 거지, 이번 참배길이 33번째야” 라고 하신다.
부처님을 참배하러 가는 산행은 나이나 힘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신심信心만이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새삼 자신의 신심을 점검해 보게 되고, 자장스님께서도 불자들에게 금강석 같은 강건한 신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 높은 곳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으리라 생각해본다.
보궁에는 저녁공양시간이 되어 도착하여 도착하자마자 숨돌릴 틈없이 저녁 공양과 저녁예불로 이어지고 저녁예불에는 보궁참배에 동참한 조계사 신도들을 위한 축원에 이어 예불 후에는 봉정암 주지 혜안스님의 특별법문이 계셨다.
스님께서는 “오시는라 수고 하셨다."는 말씀과 "지금 이 순간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도 병원에 누워 병마와 싸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보궁에 참배할 수 있는 것이 복 받은 것이다.” 라는 서두로 시작하여 "한순간의 마음이 부처님의 세계로 나아가는 씨앗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남을 탓하고 원망한 모든 마음을 살라버리고 내 마음 챙겨서 기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한 참배가 아니라 일념으로 간절하게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 깨달음을 이루시는 인연공덕을 쌓으시고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법문을 해주셨다.
보궁 위에 모셔진 사리탑전에서의 단체 기도정진은 동참사찰별로 시간이 배정된다. 조계사는 저녁 10시에 배정받아 법회가 끝난 후 자리를 사리탑전으로 옮기고 조계사 불자들을 인솔해주신 상법스님의 집전으로 한 시간 남짓 정근을 하고 사리탑전에 그대로 남거나 법당으로 돌아가 철야정진을 하였다. 이후 새벽예불을 마친 후 봉암사 주지 스님의 마이크 구령에 따라 아침 체조와 “지혜야 놀자, 복덕과 같이 살자” 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을 끝으로 설악산 봉정암 보궁 참배를 원만회향 하였다.
※ 이번 1차 보궁 참배에 이어 5월 5~6일에 2차 참배 일정이 있습니다.
두루 동참하시어 업장을 소멸하고 복락을 얻으시고 뜻 깊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으시기를 빕니다.
동참 문의 : 신도회 사무처 02-732-2187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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