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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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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장애인들 수계법회 가져

  • 입력 2007.05.22
  • 수정 2025.01.11

불기 2551년 5월 19일 오후 12시30분부터 조계사 대웅전에서 가산 지관 큰스님을 전계사로 모시고 장애인 수계법회가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얼마 전, 장애인들이 불편한 몸을 자원봉사자들의 손에 의지한 채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겠다는 서원으로 수계법회가 있는 조계사 대웅전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시각장애인 ,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등 약 300여명의 장애인 수계자들과 자원봉사자 내. 외빈들로 법당 안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식전 행사로 리허설이 있었는데 사회자 스님의 지시 데로 앞에서 수화로 전하는 자원봉사자를 열심히 따라 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진지하다.

 

이어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은 환영식에서 그동안 주지소임을 맡은 이후에 수없이 많은 법회와 행사를 치러왔지만 오늘처럼 조계사를 비롯해 여러 사찰과 단체에서 힘을 모아 종단적으로 치룬 장애인 수계법회는 이번이 최초이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장애인 불자들에게 애정을 갖지 못 한 점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하며, 육체의 장애를 딛고 마음의 장애마저 걷어내기를 서원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을 할 때는 앞에서 자원봉사들이 하는 수화를 열심히 보고, 점자로 된 자료집을 짚어가며 집전스님의 지시에 따라 두 손을 가지런히 합장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참으로 진지하게 기도하는 모습들이다.

 

“마음속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탐진치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져서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처님의 힘을 빌리기 위해 계를 받는다.”는 참 뜻을 전하면서, 불자라면 누구나 반드시 계를 받아서 허물을 풀어나가기를 거듭 당부했다.

수계불자들은 왼팔소매를 걷고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진언을 염송했다.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저희 수계제자들은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이후부터 생명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부처님만을 믿고 따를 것을 맹세합니다. 

저희 수계자들은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이후부터 생명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부처님의 가르침만을 지닐 것을 맹세합니다.

저희 수계제자들은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이제부터 생명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스님들을 따를 것을 맹세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연비의식이 진행되는 순간, 어떤 이는 스님에게 연신 고맙다며 환한 웃음으로 답해 드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감사와 환희의 눈물을 글썽이며 두 손을 합장한 채 두 눈을 꼭 감고 감사의 기도를 하기도 하고, 법당에 계신 부처님을 향해 수없이 고개를 조아리기도 한다. 모두가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 제자가 되는 순간이다.

 

법회에 동참한 장애인들은 전계사 스님께서 오계를 설하실 때 ‘계를 지키겠는가?’ 라고  묻자 힘찬 목소리로 ‘지키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첫째 ,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말라. 

둘째, 주지 않는 것을 훔치지 말라.

셋째, 가정에 충실하고 사음을 하지 말라.

넷째, 신의를 굳게 하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

다섯째, 마음을 맑게 하고 과음을 하지 말라.

 

삼귀의가 끝나고 수계증 수여를 지체장애인 노옥선 불자, 시각장애인 김지선 어린이, 청각장애인 김인영 불자님이 대표하여 받았다. 계사스님께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감사의 삼배를 올렸다.

 

시각장애인 김지선 양의 “고색의 가보트” 바이올린 연주를 할 때는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장애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희망과 자비의 빛, 연꽃의 향기로 언제 어디서든 자비의 빛이 되어, 연꽃의 향기가 되어 오시는 부처님, 여기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우리들이 만나기 어려운 불법과 법문으로 계를 받고 삼보를 믿고 받드오니 삶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고 자기 존재를 귀히 여겨 세상의 구석구석 보리의 씨앗을 심어 키우게 하소서.....

 

최명숙 장애인의 답시와 사홍서원을 끝으로 오늘의 수계식이 끝이 났다. 

 

2부 순으로 대웅전 앞마당에서 장애인들의 개인과 단체 장기자랑 및 초청 공연으로 신나는 어울림 한마당이 되었다.  

 

- 잠깐 인터뷰 -

오늘 수계식에 참여한 이천승가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신지체아 47세 서은주씨는 “연비를 하는 순간 부처님을 직접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너무 기분이 좋아요.” 라며 마냥 즐거워한다. 승가원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보통 사홍서원, 삼귀의, 찬불가 사랑 합시다를 연주 하는데 요즈음엔 이선희의 J에게 가요를 배우고 있다면서 열심히 배워서 계속 피아노를 쳤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할 때는, 티 없이 말고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였다. 

 

노여움과 원망, 이기심에 미혹한 우리들이 부처님처럼 서로를 받들어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커다란 신심으로 정진하여 희망과 자비의 빛, 연꽃의 향기로 피게 하소서.....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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