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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두드려라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 입력 2007.07.18
  • 수정 2024.11.22

 

야단법석(野壇法席)이 났다. 두드리고 춤추고 손뼉치고 노래하고 웃고 울며, 200여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스님(배우)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신명의 '소리'속으로 빠져 들어 무덥고 지루한 여름밤의 열기를 시원하게 녹이고 있는 불교, 타악 뮤지컬-야단법석의 공연 현장이다.

 

지난 5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야단법석'은 조계종 총무원이 전통문화공연장을 개관하며 첫 시도한 뮤지컬 작품으로, 불교계가 과거 문화유적이라는 정적 포교에 국한된 한계를 역동적 문화 콘텐츠를 도입, 불교 이야기도 얼마든지 뮤지컬, 연극, 영화의 소재가 되어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문화 포교의 가능성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불교적 깨달음의 세계를 한국적인 양식으로 풀어 전통 타악의 고정관념을 깨고 타악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으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아성찰의 기회를 제공, 삶의 위안을 주고 타악 공연의 과제인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고 주제전달의 취약성을 극복하여 전통 타악의 현대적 계승과 발전에 기여하는 공연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음악회를 준비하는 산사의 아침.

음악회 준비로 들떠 있는 스님들에게 어느 날, 큰스님이 예고 없이 신입스님 한 분을 데리고 온다.

기존 스님들은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달가워하지 않는데, 특히 스님들 중 나이가 많은 스님이 신입스님을 유난히 무시하고... 우여곡절 끝에 신입스님이 입회식을 치르게 되어 음악회 연주에 참여하게 되지만 잘 하지 못해, 다른 스님들에게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되지만 큰스님은 알 수 없는 미소로 사태를 관망하기만 한다.

 

신입스님은 공양, 청소 등 온갖 허드렛일을 혼자 도맡아 하며 다른 스님들과 융화되려 열심히 일을 하여 차츰, 다른 스님들과 어울려 박자수행의 교정 받게 된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나이 많은 스님이 결국 큰스님과 대립하게 되고, 그 때 큰스님은 '무엇이 부처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게 되고, 이에 대답을 못한 나이 많은 스님은 신입스님에게서 '만인이 부처'라는 대답을 얻게 된다. 결국 자신에게도 신입스님에게도 부처가 있음을 깨닫게 되어 두 스님의 화합 이중주로 산사음악회는 무사히 시작되고......

 

산사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기가 신명의 한 판 '소리'로 관객들과 뜨겁게 호흡한 시간, 모두가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두 번의 `앵콜` 연주가 이어졌다.

 

공연을 관람한 주부 류근옥(48.의정부시 호원동)씨는 '조계사에 기도하러 왔다가 우연히 불교뮤지컬을 보게 되었는데, 한 여름밤에 황홀한 꿈을 꾼 것 같고,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를 맞은 느낌으로 불교문화의 신선한 충격이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 공연을 개발, 기왕 문을 연 전통문화공연장이 한국불교의 예술을 꽃피우는 확실한 메카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했다.

 

공연장 찾아 가는 길 :  조계사 옆 전통문화예술공연장(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기간      :  2007.7.5(목) ~8.4(토)

공연문의      :  02) 929-2183

온라인 예매 : http://www.interpark.com

 

 

註 : 야단법석(野壇法席)이란?    

석가모니께서 들판에 단을 쌓고 불법을 설파한 야외법회에서 유래한 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두드리고 노는 가운데 자아성찰의 소중한 계기를 마련하라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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