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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릴레이 인터뷰③ 성불했을 그 때에야 공부가 끝나지요

  • 입력 2007.07.21
  • 수정 2024.11.21

“성불했을 그 때에야 공부가 끝나지요”

 

불서를 일주일에 3~4권씩 읽고, 수행과 공부를 도반들과 함께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전법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불자.  칭찬 릴레이 7월의 인물 (김광수 60. 법명 慈明 )

 

그는 늘 바쁘다. 일요일마다 각 사찰을 답사 하고, 그 사찰에 있는 각종 문화재에 대해 기록하고 불교경전에 있는 그 문화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인쇄까지 한 다음 회원들과 성지순례 때 공부 할 내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광수씨를 산중다원에서 만났다.

‘연꽃세상’의 회장을 맡고 있다고 하기에 어떤 모임이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조계사 불교기초교리 38기생들의 모임인 ‘연꽃세상’은 현재 회원이 약 20명이다.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는데 정기 회비를 없애고, 그 때 그 때 필요할 때만 각출해서 씁니다. 일 년에 두 번씩은 꼭 사중에 불사를 하는데 그때만 회비를 냅니다. 적립된 회비가 한 푼도 없기 때문에 돈에 잡음이 없어서 좋더군요. 제가 3년 전 회장을 맡으면서 제일 먼저 시도한 일입니다.”

 

그는 회원들과 한 달에 한 번씩 삼사(三寺) 성지순례를 간다. 성지순례 전에는 답사를 통해 사찰의 신앙적인 면을 포함한 각 사찰의 불상이나 탱화, 탑, 부도 등 각종 문화재의 모양, 형식, 년도 기교를 미리 꼼꼼히 살펴보고 성지순례 때 회원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보통 성지순례를 가면 시간에 쫒겨 이곳저곳 한 바퀴 빙 둘러보고 또 다른 절로 이동을 하는 식으로 돌아보고 오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많은 절은 다녔지만 어느 절에 무슨 보물이 있었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데, 김광수씨는 탑 하나를 보더라도 제대로 알고 올 수 있도록 회원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준비를 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도반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경전 공부를 함께 하기 위해 일주일에 3~4권(4년 동안 900여권 읽었음)의 불서와 경전을 읽는다. 기본은 한글 대장경과 그 경전에 대한 해설서와 또 여러 스님들이 강의 했던 강의서를 열 번씩은 읽고, 좋은 경전 내용을 기록하고 인용해서 어느 누구나 알기 쉽게 해설해서 약 30~50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한다. 때로는 단 한 줄을 쓰기 위해 몇 권의 책을 밤새도록 뒤진 적도 있다. 자신의 의견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중도의 글을 쓴다.

 

그렇게 쓴 글을 복사해서 도반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주며 같이 공부한다. 현재 239번째(약 4년) 공부를 했기 때문에 ‘연꽃세상’ 회원들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자랑한다.

 

또한 그는 불자들의 사찰순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법(?法)하게, 꼭 행해야 할 10가지를 강조한다.

 

◉ 적은 인원이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그곳 종무소 등에 미리 알리고 가야 한다.

◉ 사찰 안에서의 예절은 잘 지켜야 한다.

◉ 큰 법당의 주존불께 먼저 예를 올려야 한다.

◉ 공양하는 곳에서는 묵언 하는 게 상례이다.

◉ 복장은 불자다워야 한다.

◉ 공양물 초. 향. 꽃. 과일. 쌀 등은 미리 준비하고 포장해서 시주해야 한다.

◉ 절은 법대로 하되 잘못 절을 하고 있는 신도가 있으면 교정해 줄 것.

◉ 사찰 안에서 묵언할 수는 없지만 화사한 얼굴 모습만으로도 도반과의 대화가 가능하다.

◉  진행 책임자는 사전답사를 해서 안전하고 보람 있는 순례가 될 수 있도록 배려와 희생과 책임자의 의무를 다 할 것.

◉  돌아오는 시간은 이른 시간에 출발하고 귀가시간도 일찍 정할 것 등.

 

 * 사찰 내에서 걸을 때는, 한 줄로 서서 조용 조용히 차수를 하고 총무가 맨 앞에 서고, 몸이 불편한 사람, 수계가 빠른 사람, 연장자, 보살, 거사, 총무를 보좌하는 거사 등의 순서로 하면 전체의 움직임이 하나의 믿음에 의하여 질서 있고 빠르게 움직일 수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이 순서는 부처님 일행이 여법한 모습으로 탁발에 나서는 순이며, ‘연꽃세상’ 회원들은 항상 실천으로 타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는 때론, 회원들의 사생활에도 참견을 많이 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회원에게는 부처님의 효도에 대한 경전을 비유해서 법문을 하고, 절에 갈 때도 가족끼리 같이 가기를 권한다.

 

지금까지 300회 정도 부처님 말씀을 글로 써 놓은 것을 어느 시인의 필체를 닮은 깨끗하고, 정아한 우리나라 말로 해석해서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시를 보듯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책을 내는 것이 그의 꿈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지금은 80세인 어머님이 00불교대학에 다닐 때 숙제로 내준 반야심경 쓰기를 대신 해 주려다, 처음 보는 불교용어에 자만하고 살아왔던 자신이 세상 우물 안 개구리였었다는 걸 깨달았다. 다음날 00불교대학에 강의 신청을 하고 무진장 스님한테 어머님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 처음으로 법명을 받았다.

 

이렇게 어머님의 영향으로 불자가 된 그는, 어머님이 가고 싶어 하는 사찰을 모시고 다니면서 효행을 몸소 실천한다.

 

“바로 지금 , 이때” 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불자로서 “깨끗하게 지내자”를  좌우명처럼 여긴다.

 

 “성불했을 그 때에야 공부가 끝나지요”

김광수씨는 “수행하고 공부하고, 부처님의 발자취를 늘 보고 배우는 것은 자신들의 거울을 꺼내어 얼굴에 비춰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는 보시 중에서도 법 보시의 중요함을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일을 평생 할 것을 서원한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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