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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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통함이여!
아프카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하여 한국인 23명이 납치, 억류된 날이 지난 19일 이었다. 그 후 지난 25일 고(故)배형규 목사가 살해 되었고, 오늘 아침 각 신문들은 일제히 또 한 명(심성민씨 추정)의 남자 인질이 살해되었다고 외신을 인용 머릿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미국, 아프칸, 그리고 텔레반무장세력의 삼각구도 이율 분배적 구조속에서 샌드위치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처지가 참 비통스럽고 처참하다.
물론 정부가 특사를 파견, 다각도 협상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메인키보드를 쥐고 있는 미국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그 또한 해결의 실마리는 찾기 어렵고 하나, 둘 귀중한 생명이 살해되는 소식을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 보아야 하는 무력함에 우리의 잘못은 없었나 다시 한 번 우리의 주변을 뒤 돌아 보게 된다.
<무분별한 봉사나 선교, 제고되어야.>
종교, 민간단체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낙후지역 어려운 사람을 돕는 `볼런투어리즘`(봉사활동 volunteer +여행 tourism)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다. 그러나, 그 국가의 특성이나 지역문화를 제대로 이해 못한 채 실시되는 이러한 형태의 봉사는 본인에게 '내가 누군가에게 착한 일을 한다는 자긍심'을 줄지는 몰라도 도움을 받는 쪽은 실질적 혜택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팽배되어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영국 관광산업 감시단체인 투어리즘 컨선(Tourism Concern)의 트레시아 바넷 이사는 타임 인터뷰에서 '외국 고아들을 위해 일하러 갔다고 치자, 그 나라의 말도 못하고 우호적 관계를 형성할 만큼 오래 머물지도 않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라고 했다.
또 회사원 이모씨는 '국내에서는 하지도 않는 자선활동을 외국에 나가서 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도 했다.
지하철이나 역사 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공장소에서, 그러한 종교계나 민간단체의 자원봉사활동이 옳고 그른가에 대하여 설왕설래 의견이 양분되어 아주 시끄러운 요 며칠이었다.
건전한 자원봉사를 위해선 사전, 그 지역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꼼꼼히 파악해 실질적 도움이 되어야하고 그들이 사는 모습과 문화를 이해하려는 자세도 갖춰야 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잘산다는 우월감으로 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비아양거리는 태도는 반드시 지양 되어야할 것이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국가의 피해가 되는 지역 방문은 삼가야 되고, 국가를 우선 생각, 국위선양이 되는 봉사활동이 되어야 한다.
<불자 모두 한마음으로 그들의 무사귀환을 기도 드리자.>
이유야 어찌 되었든 우리 대한민국의 아들 딸, 형제들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하루 하루 숨을 죽이고 조속한 석방이 이루어 지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 어떤 종교적 이념이나 갈등, 이해 관계를 초월하여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들의 무사귀환을 부처님께 기도 드리고 염원하자. 그들을 위해 법회도 열고 포용하며 진심으로 가족들을 위로하고 슬픔을 같이 나누자. 그러한 우리 불자들의 중지가 모아져 하나가 될 때 그것이 큰 힘이 되어 지금 고통 속에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우리의 아들딸형제들이 무사히 가족에 품으로 돌아오게 되지 않을까.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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