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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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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넘나드는 막바지 선의 결기

  • 입력 2007.08.10
  • 수정 2024.11.18

조계종 산하 전국 100여 선원에서 2,200여 수행자들이 하안거 결제를 시작한 날이 지난 5월 30일, 이제 해제일을 보름 여 남짓 남겨 놓은 8월 9일, 법주사 총지선원은 푸른 납자들의 마지막 결실을 위한 굳은 결기가 선원의 창틈을 비집고 하늘까지 차올라 찌푸린 하늘에 서릿발 같은 한기(寒氣)가 속리산 골 골 문장대까지 서린다.

 

'스스로 깨달아 세상에 등불이 되라'_ 참 '나'를 찾는 일.

속리산 법주사는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들어가는 길은 몇 백년씩 된 갈참나무며 전나무,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고 잘 정돈된 포도 옆길로 산책로가 따로 나 있어 무심한 마음으로 포행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장맛비의 배가된 나무들의 질탕한 에테르를 가슴 가득 호흡하며 들어선 선원은 적막강산에 쌓여 낮선 객의 방문을 거부하며 깊게 깊게 고요속으로 침잠하고 있었다.   

 

법주사 총지선원은 유일하게 대문이 있다. 대문 앞에서 차마 들어서지 못하고 너,댓번 어정거리다 이게 아니다 싶어 종무소에 가서 한 스님에게 도움을 청하니 그 곳은 종무소와는 별도의 행정을 하고 있으니 11시쯤 방선시간에 원주스님을 찾아보라 일러 주신다. 시간을 맞추어 '외부인 출입금지'실례를 무릎 쓰고 선원의 대문을 들어 섰다. 마침 좌선을 풀고 경행(經行)에 나서려던 스님들이 서로 손 사래를 치며 나가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해도 원주스님을 뵈오러 왔다고 말씀 드리고 안으로 들어가 잠깐의 짬을 허락받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 곳, 하안거의 든 수행자들은 새벽 3시에 기상하여 예불 및 입선에 들어 방선할 때까지 그 일정이 빼곡하여 여타 번뇌가 침투할 여지가 없다. 하루에 4차례 9시간 입선에 든다.

 

입승 소임에 따라 아침저녁 조명을 담당하는 '명등` 목탁을 치는 `지전` 수행중 병든 스님을 간호하는 `간병` 장부기록과 문서를 담당하는 `서기` 물품창고 관리 `고두` 차담을 담당하는 `다각`과 제일 힘든 허드렛일과 화장실청소를 하는`정통`스님이 안거가 짧은 막내 격이다. 24분의 스님들 중 법납 25년 이상 한주를 비롯 30안거 이상 성만한 수좌들도 일곱 분이 계신다.

 

강원과 선원까지 10년이상 수행을 했지만 아직도 `나`자신을 바로 세우지 못했다며 수행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원주 호법스님, 수행중 즐거움은 방선(放禪)시 짬을 내 행하는 포행으로 속리산 숲길을 걷다 보면 자연속에 내가 동화되어 자신이 나무도 되고 바위도 되고 모든 것을 일순간 놓을 수 있어 많은 스님들이 동참을 한단다.

 

그야말로 선원이라는 작은 틀 안에서 톱니가 정확하게 맞아 돌아가는 우주의 한 축, 입승들의 형형한 눈빛으로 진지하게 번뜩이는 총기 안에서 무언가 범접지 못할 위압을 느낀다.

 

총지선원은 근현대 선풍 진작의 중흥조인 경허,만공스님의 덕숭문중 법맥을 이은 태전 금오(?田金烏)스님께서 법주사에 주석하시며 선풍을 일으키신 후 문도를 중심으로 수행가풍을 이어 가고 있다.  '스스로 깨닫고 세상에 등불이 되고자 용맹정진 하라' 금오선사의 올곧한 선풍.

 

방선이 끝나고 입선을 알리는 죽비소리에 다시 눈 푸른 납자들이 빠르게 선방에 든다.

이제 입승한 스님들은 마지막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위해 결연한 의지로 참선에 들것이다.

속세의 범부와 잠시 같이한 시간, 머물던 번뇌들은 가볍게 산산조각이 나고 멀리서 울리는 풍경소리 하나, 선원은 또다시 깊게 깊게 적막속으로 잠기고 있었다.

 

이날, 조계사 범성스님과 신도회장(대각심) 그리고 신도 70여명은 선원대중공양으로 금일봉과 공양물을 전달하고 오후 5시 원만 회향하였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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