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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생활다례시연회

  • 입력 2007.10.12
  • 수정 2024.11.24

그윽한 차 향은 갈바람 타고...

 

차, 차(茶)의 글자는 초목의 새싹이 돋아나는 모양에서 '풀의 싹'을 나타낸 초두머리(++)와 나무(木)의 곧음 사이에 사람(人)이 합쳐져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 있다. 따라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관계에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고 차 한잔이 있다. 그만큼 차가 우리에게 친숙해져 있고 또한 그에 따른 예절(茶禮)도 있는 것이다.

 

조계사에서는 창건주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조선왕실에서부터 이어져 온 "궁중생활다례시연회"를 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을 초청 대웅전 앞 봉축무대에서 10월 11일(목) 12시 30분 부터 오후1시까지 주지 원담스님을 비롯, 사중스님들과 200여 명의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30여 분에 걸쳐 시행하였다.

 

이 날, 유양석(명원문화재단 고문)씨의 사회로 문하생10여명이 시연한 행사는 개회인사와 "차를 올리겠습니다"라는 간단한 목례로 상보걷기(상보는 붉은색으로 나쁜 액을 몰아 낸다는 의미를 지녔음)와 예온하기(차의 온도를 맞추기 위함으로 예온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깨끗하게 비워야 함.), 차따르기(차는 윗잔부터 따르지 않고 아랫잔"주인잔"부터 따르는데 이는 주인이 먼저 간을 본다는 의미이고 한 번에 따르지 않고 세 번에 나누어 따르는 것은 차의 색과 농도를 맞추기 위함.), 차대접하기(상대방을 공경하고 나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융숭하게), 차마시기(한 모금에 차 한잔을 줌에 감사하고, 두 모금에 오늘이 있음에 감사하고, 세 모금에 혼자만의 시간에 감사해야 함.) 정리하기(설거지)와 일어서서 "감사합니다"하는 배례로 시연회는 막을 내렸다.

 

가을이 깊어 가는 한 나절, 새득한 바람이 가지를 흔드는 회화나무 아래서 옥색저고리와 남색치마를 곱게 차려 입은 새아씨들의 서두르지 않고 나긋 나긋 자연스러운 움직임에서 미의 경지를 엿볼 수 있었고 그윽한 차례(茶禮)안에서 왜 선승들은 다선일미(茶禪一味)를 얘기했었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다선일미(茶禪一味), 다선의 사상은 마조도일,남전보원, 철감,사자산문의 임제 禪을 거쳐 대흥사 차풍으로 이어져 서산대사, 아암 혜장선사 그리고 초의선사에 이르러 동다송(東茶頌)으로 그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된다. 7언시, 총 31송으로 된 동다송은 차의 역사, 차나무의 품종, 차 만드는 법, 차를 끓이고 마시는 법, 차의 생산지와 품질 등을 노래한 것이다.

 

명원문화재단 유양석 고문은 오늘 다례시연은 한국인이 가진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귀중한 문화자산으로 단순히 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차(茶),예(禮),가(歌), 무(舞),의(衣),식(食)이 함께 어우러진 격조 높은 문화의 하나인 왕실의 전통다례법을 현대사회에 맞게 발전시킨 종합 생활다례라고 설명하고, 다례는 사회적 대안이 시급한 정신문화의 혼란과 붕괴를 치유할 수 있는 사상으로 충효정신의 함양과 "자신을 높이고, 남을 위하며, 물건을 중시하는 것."을 익힐 수 있는 전인교육의 본보기로 이러한 자리를 제공해 준 조계사에 감사한다고 했다.

 

재단법인 명원문화재단은  한국다도종가로 국가에서 인정한 한국 다례 교육기관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기도 한 이사장 김의정 선생은 한국다도의 선구자 명원 김미희 선생의 둘째 딸로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7호로 궁중다례보유자이다.

 

재단 산하에 명원차문화연구소, 명원다도대학원, 삼청각차문화관, 운현궁예절학교, 지리산다원 등, 전국지부와 지회, 해외 지부를 두고 한국 차 문화와 다례교육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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