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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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물든 태안바다 佛心으로 하얗게
지난 14일. 충남 태안 신두리 해수욕장. 올해 더운 여름을 피해 피서를 즐기던 해안은 더 이상 해수욕장이 아니었다. 10리 밖까지 진동하는 독한 악취에 마스크를 해도 10여분 만 지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지난 7일 사상 초유의 원유 해양 유출사고가 발생했던 태안 앞바다 신두리 해수욕장을 찾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재난복구지원단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은 佛敎無虛(불교무허) 空門有實(공문유실) “불교는 허무하지 않고 반야의 문에 실다움이 있다” 를 실천하듯 참담한 환경 대재앙 앞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흰색 청석 방제복을 입고 시커먼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흰색 방제복에 검은 장화를 신고 빨간 고무장갑을 손에 끼신 총무원장 스님도 먼저 도착한 자원봉사자를 격려하며 기름때를 흡착포로 적셔서 제거하는 대열에 참여했다. 바쁘게 흡착포를 적시는 한 스님에게 조언했다.
“급하게 하지 마시고 천천히 살살 눌러서 기름이 흡착포에 많이 붙도록 하세요”
2시간 여 봉사활동에 동참한 총무원장 스님은 어느새 장갑은 물론 방제복과 얼굴에 묻은 기름 찌꺼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겨울바다에 매서운 바람을 훔치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 소감을 피력하셨다.
“이런 일이 두 번 일어나서는 안되겠습니다. 어쨌든 이번 재난으로 마음 고생할 주민들에게 뭐라 위로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서해 주민 여러분이 좌절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또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정념스님도 불제자들의 자원봉사 동참을 호소하면서 “불자들이 어려움 당한 지역민들을 위해 기도해 주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세상에 부처님 아니 계신곳 없으니 부처님 도량을 맑게 한다는 일념으로 하루라도 기름때 제거에 동참해 주길 바랍니다” 라고 자원봉사자 동참을 호소했다.
조계종 기획실 승원스님은 “자재가 많이 부족하다. 부직포, 흡착포가 필요하다. 지원봉사자의 효율적인 운영도 되지 않고 있다. 굴 양식장도 빨리 철거되어야 효율적인 방제 작업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또한 우려 되는 것이 2차 환경오염이다. 1회용 방제복, 장갑, 장화 등이 무수히 버려진다” 라고 하면서 “각 사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49제 때 쓰이는 소청을 모아서 흡착포 대용으로 사용하면 좋겠다” 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날 태안군 신두리 해수욕장 피해 복구 현장에는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해 종무원 200여명, 조계사, 도선사 108산사 환경지킴이, 화계사, 불교환경연대 등 400여명. 수덕사, 마곡사, 본말사 300여명. 동학사 학인스님 등 100여 명이 봉사활동을 전개하였고 동안거 수행중인 수덕사의 정혜사, 견성암, 보덕사 선방스님들도 동참하여 끌었다. 이날 조계종 긴급구호 대책위원회는 의류 등 3억 2000만원 상당의 피해 복구 물품을 태안군청에 전달했다.
한편 조계사 자문위원회 (회장 관음성)은 특수 장갑 1,000켤레, 반코팅 면장갑 1,000켤레, 마스크 1,000개를 방제작업을 위해 보시하였다. 또한 조계사 진실행 부회장도 특수 흡착포 8박스를 방제작업에 써달라며 보시하였다. 접수된 구호 물품들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전달하여 방제 현장에서 쓰여질 수 있게 하고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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