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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상원사, 월정사 정월보궁참배

  • 입력 2008.02.14
  • 수정 2024.11.23

불기 2552년 2월 11일(월)에 선원스님의 인솔하에 약 160 여명의 조계사신도는 강원도 오대산에 소재해 있는 적멸보궁 상원사와 월정사를 참배하였다. 

 

 

정월보궁참배는 정월에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5대 적멸보궁들을 참배하는 행사를 말한다. 5대 적멸보궁은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영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그리고 경남 양산 통도사를 말한다.

 

 

조계사 일행은 이른 아침 서울을 떠나 10시 40분경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인 상원사에 도착하였다. 상원사는 오대산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유서깊은 사찰로 신라 성덕왕 4년(705)에 신라의 보천(寶川)과 효명(孝明) 두 왕자에 의해 창건되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문왕의 아들 보천과 효명태자는 오대산에 함께 머물러 예배 염불 수행하였으며 오대에 나아가 오만의 보살을 친견한 뒤 날마다 차를 달여 일만의 문수보살에게 공양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후에 형 보천태자는 왕위에 오르는 것을 거부하였고 동생 효명태자가 왕위에 올라 성덕왕이 되었다. 그리고 왕이 된 효명태자는 오대산에서 수도하던 때 문수보살이 몸을 나타내 보이던 곳에 진여원을 개창하였다. 그리고 바로 이 진여원이 지금의 상원사인 것이다.

 

상원사가 소재한 오대산은 문수보살과 오만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오대산에 문수보살 등이 상주하는 곳임을 알게 된 것은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의 화현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정골사리, 가사, 발우 등을 얻으면서부터이다. 화엄경에는 “동북방 청량산[오대산의 다른 이름]에 문수보살이 계시면서 일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늘 상주하여 설법한다”고 나온다. [...東北方有處 名清涼山 從昔已來 諸菩薩眾於中止住 琅有菩薩 名文殊師利 與其眷屬 諸菩薩眾一萬人俱 常在其中而演說法... 출처-고려대장경 K0080. p. 708c-?周新譯?方廣佛華嚴經] 한편 오대산에는 동대 만월산 관음암의 일만의 관음보살, 남대 기린산 지장암의 일만의 지장보살, 서대 장령산 미타암[염불암]의 일만의 대세지보살, 북대 상왕산 상두암[미륵암, 나한당]의 일만의 미륵보살 및 오백 나한, 중대 지로산 사자암, 진여원[상원사]의 일만의 문수보살 등 오류성중(五類聖衆)이 상주하여 설법한다고 한다. 그리고 보천태자는 임종 때에 각 대에 각 불 보살상을 봉안하고, 각 대에서 독송할 경전을 나열하고 각 대에 사찰을 둘 것 등을 기록으로 남겨 당부하고 있다.[삼국유사] 그리고 오늘날 오대산에 있는 암자들은 모두 이 기록과 일치하고 있다.

 

오대산이 문수보살의 성지로 세간에 다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조선시대에 세조가 병을 고치려 상원사에서 기도하던 중 오대천에서 목욕하다 문수동자를 친견하게 된 일화를 통해서이다. 이는 세조가 등을 밀어준 동자승에게 “그대는 어디 가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니, 동자승은 미소를 지으며 “대왕은 어디 가든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하지 마십시오”하고 사라져 버린 일화다. 실제로 세조는 그 때 만난 동자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목각상을 조각하게 하였는데 바로 상원사의 문수동자상[국보 제221호]이 이 목각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원사 문수동자상에는 1984년 복장유물로 사리를 비롯한 유물 23점이 나왔는데 이 중 명주적삼[보물 793-16호]에는 피고름이 심하게 묻은 흔적이 있으며, 이로써 이것이 세조의 어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소재]

 

상원사에는 이외에도 청량선원, 영산전, 상원사동종[국보 제36호], 그리고 세조와 일화가 얽힌 고양이 석상 등이 소재하고 있다.

 

 

이 상원사에서 약 20분 올라가면 비로자나불을 주불(主佛)로 하여 일만의 문수보살을 모신 중대(中臺) 사자암이 나온다. 그리고 상원사로부터 1.2 Km 올라가면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있다. 이 적멸보궁이 바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얻은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이다. 중대에 위치한 이 적멸보궁은 오대산 오만보살신앙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법당에는 다른 적멸보궁처럼 불상이 안치되어 있지 않고 불단만 조성되어 있다.

 

조계사신도들을 상원사 적멸보궁참배를 마치고 조계종 제 4교구본사인 월정사로 다시 향하였다.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창건하였다. 월정사 적광전 앞뜰에 있는 8각9층석탑[국보 제48호]도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며, 1970년 기울어졌던 석탑을 해체 복원할 때는 1층과 5층의 탑신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었다. 특히 1층 탑신에서는 담홍색 사리 14알이 든 수정사리병과 전신사리경(全身舍利經)두루마리 등이 발견되었다.

 

이들을 포함한 월정사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구 12점 등은 월정사 경내에 있는 성보박물관 보장각에 보관되어 있다. 보장각에는 이외에도 국보 제292호인 상원사 중창권선문, 상원사 문수동자상 복장유물복장 23점을 비롯 강원도 남부 60여개의 전통사찰에서 모아진 600여점의 성보를 불, 법, 승 삼보를 주제로 삼아 전시하고 있으며, 부처님 진신사리도 이곳에서 친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월정사 적광전에는 보통 적광전이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시는 것과 달리, 석가모니불이 모셔있고, 주련에는 자장율사가 남긴 불탑게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萬代輪?三界主 雙林示滅幾千秋 眞身舍利今?在 普使群生禮不休

만대의 왕이며 삼계의 주인이여 사라쌍수 열반 이래 얼마나 세월이 흘렀는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지금 여기에 모셨으니 뭇 중생으로 하여금 예배를 쉬게 하지 않으리.

 

정월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을 참배함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대하여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불법의 소중함을 깨달아 다 함께 번뇌를 끊고 법문을 배우고,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제도하고 성불할 계기를 얻기 위함이다. 조계사로 돌아오는 길에 조계사 신도들은 함께 사홍서원을 념하면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오늘날 우리에게 제시하는 길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기면서 모두 밝은 표정이 되어 돌아왔다. 

 

[2차 정월보궁참배] 

- 법흥사/정암사|2월 27일(수), 음력 1월 21일

- 오전 6시 30분 일주문 앞 출발, 동참금 30,000원

- 동참문의 : 조계사 신도회 732-2187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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