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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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살님들 영정사진 찍는 날
불기 2552년 3월 25일(화. 음 2. 18) 큰설법전. 많은 노보살님들이 미타회 법회에 참석했다.
삼귀의를 하며 청법가가 울려 퍼지는 것은 여느 법회와 모습이 다름없지만, 조금 다른 점은 법회가 끝날 즈음 뒷자리에서 몇몇 보살님이 얼굴 화장을 고치느라 여념이 없는 점이다.
이렇게 오늘 노보살님들이 화장을 고치느라 분주하신 것은 오늘이 노보살님들의 영정사진을 찍는 날이기 때문이다.
도문스님은 법문을 통하여 우리의 현재의 삶은 긴 윤회의 시간에 비추어 잠시의 휴식시간을 갖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는 다음 생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멀리 여행길을 떠날 때는 미리 나침반이나 지도 등을 준비해야 하듯, 우리도 윤회의 여행길을 떠남에 앞서 선을 쌓고 부처님의 지혜를 닦아 다음 여행길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오늘날 윤회를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면서 어머니가 개로 환생해, 어머님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해인사에서 들렀던 김갑룡씨의 실화를 소개해 주시면서, 윤회는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악행을 그치고 선을 닦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고 원망과 집착을 마음에서 벗어 놓기를 당부하시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오늘 영정사진을 미리 찍는 것도 그런 준비의 하나라면서, 오늘 영정사진 촬영 봉사를 해주기로 한 모동신님(한국영상작가협회이사, 조계사 미디어팀 영상부장)께 감사를 표했다.
법회가 끝나자 미타회 소속의 김재주 노보살님을 필두로 하여 밝은 표정으로 사진기 앞에 앉아 영정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차례를 기다리는 노보살님들의 화장은 지장법회 회원들과 미디어팀의 김순철(법연심), 송수옥(수연성)님이 일일이 고쳐주어 노보살님들의 표정은 모두 화사하게 바뀌었다. 노보살님들은 세월의 무상함에 어느덧 청춘을 지나 오늘날의 노보살님 모습이 되었지만 사진기 앞에서 조금이라도 표정을 밝게 지으려는 마음만은 티없이 맑은 소녀시절 그대로인듯하다.
이번 영정사진 촬영을 주선한 지장법회 정옥경(보리심)회장은 인로왕법등을 거쳐 지장법회를 5년간 이끌어 오고 있다. 정옥경(보리심)회장은 “지장법회에서는 매월 노보살님들의 생신잔치를 열고 있는데, 이번에는 영정사진촬영을 겸하게 되었다”면서 이번에 행사를 기획하신 도문스님과 무료로 영정사진 촬영의 수고를 맡아주신 모동신(원본)님께 깊은 감사를 표했다. 오늘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동신(원본)님은 어느 법회라도 이와 같은 요청이 또 있으면 기꺼이 촬영해 주시겠다며 오늘 갖고 오신 기자재를 당분간 조계사내에 보관하겠다고 하신다.
우리가 젊을 때는 잊고 지내기 쉽지만,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언젠가는 반드시 늙고 병들고 죽게 마련이다. 어떤 권력자도 어떤 부자도 생노병사의 길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것에 집착하여 살다보면 아무런 준비도 갖추지 못한 채 어느새 무상한 죽음을 눈앞에 맞이하게 되어 마음만 황망해지기 쉽다.
우리도 조금이라도 시간의 여유를 가질 때, 도문스님의 가르침처럼, 그리고 죽은 후 사용될 영정사진을 찍는 노보살님들의 마음처럼,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힘써 구하며 선업을 닦아, 생노병사 윤회에 늘 미리 준비하는 마음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 미타회 안내 -
미타회는 60세 이상 노보살님의 모임으로 사후에 대비해 49재비를 적금 형식으로 조계사에 납부하고 준비하는 모임입니다.
<미타회 가입 혜택>
- 생전 : 친목도모, 스님 법문, 생신잔치, 봄, 가을, 정기 성지순례
- 사후 : 임종염불, 염불봉사, 조화, 49재 회향
- 회비 : 월 20,000원
- 문의처 : 조계사 지장법회 02-737-6895 / 011-9061-6354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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