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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가 들려주는 세상이야기

  • 입력 2008.04.22
  • 수정 2024.11.22

시각장애우 황인상(15)군 아직도 그 기쁨이 남아 있는 듯 발그레 상기되어 자랑하고픈 이야기도 궁금한 것도 많은데 어느새 조계사 일주문 앞 도착이라니 아쉽고 막힘없이 쌩 달려온 버스가 얄밉기만 하다.

 

 

4월 20일 제28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사소통의 곤란으로 외부와 접촉하기 어려운 원심회 법우들과 함께 용인 에버랜드로의 나들이를 갔다.

 

지도법사 범성스님의 인솔하에 130여 명의 원심회 법우들은 바람이 실어다 주는 꽃향기에 닫힌 듯 조용하기만 하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어 웃음과 이야기 소리가 높아 갔다.

 

오전11시 입장하면서의 어색함과 두려움은 봉사자와 마주잡은 따스한 손길에서 녹아났고 오후 1시 부터 주워진 자유시간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듯 타고 싶은 놀이기구에 올라 즐거움을 만끽했다.

 

소속감 때문이었을까? 같은 모자를 착용 한 것만으로 반갑게 손을 잡았고 미소 지으며 인사가 오고 갔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 한 구절이 떠오름은 반성함이었다.

사회가 비장애인들이 문을 닫아 놓고서 장애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고 편견을 가지고 단정해 버렸다. 이렇게 잠깐의 웃음 속에서도 그들은 활짝 핀 꽃이었다.

 

많은 인파로 인하여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부족으로 레크레이션이 취소된 가운데 자유시간이 많아졌다. 듣고 보는 것의 불편함은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음악 같은 대화가 있고 향기가 있었으며 따스한 손길들이 있어 벽을 허무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부족함이 없는 하루였다.

 

몰래카메라를 연상케 하듯 숨어서 촬영하는 원심회법우가 있어 취재를 부탁했는데 아뿔싸!

그 찰나의 순간 순발력과 재치로 취재기자의 행동을 렌즈에 담아 보여줌으로 폭소를 자아낸 청각장애 이형기(34.성담)씨 “놀이기구가 무서워서 3번 탔어요. 머리도 아프고 울렁? 아, 그래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진촬영이 수준급이고 불화 화가로 활동 중이란다. 불화인간문화재 봉원사 만봉스님 제자였다고 했다.

 

공우성(36세) 원심회 회원으로 3년째 활동중이다. 밝고 맑은 표정에 아름다운 청년이라 했더니 ‘앞으론 일요법회에 빠짐없이 나오겠다’고 한다. 수화통역은 장미연 봉사자였다.

 

하루가 이렇게 짧은 날이 있었을까? 꽃과 향기와 사랑의 손짓들이 모여 꿈을 만들어준 이야기들은 연등이 빼곡히 달린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단체사진촬영 ‘원심회 파이팅!’을 끝으로 회향했다.

 

원심회가 궁금하세요?

http://www.wonsim.net 조계사 장애인포교 원심회다.

회장 김장경(41. 정명. 수화통역사 자격증소지)씨를 잠깐 만났다.

올해로 발족 20주년 초창기 멤버로 원심회0기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단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수화통역 방송을 보고 배움과 봉사를 시작했다.

 

원심회는 일년내내 수화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57기로 수업중이다. 초급,중급반은 년3회 개강하고 있다. 수료자 및 수화반을 거쳐 간 인원이 1,100여명이다. 봉사라기보다 일상 생활처럼 부처님 품안에서, 발아래서 새우잠을 자며 원심회는 20살의 욕심 많은 건장한 청년의 나이가 되었다.

 

우선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수화 통역자의 인재양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한 청각장애인 김경환(51.대진)씨가 통역봉사자 임재면(법광)씨의 도움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포교사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과 꿈도 가지고 있다고, 두 분은 원심회 부회장이다.

 

조계사가 주최, 대한불교조계종 봉축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가져 주신 원학 주지스님께 감사 드리고 많은 불제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후원을 기다린다. 그에 힘입어 원심회 회원들과 함께하는 불국정토를 만들고자 적은 힘이나마 꾸준히 정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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