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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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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연등준비 청년회를 가다.

  • 입력 2008.04.30
  • 수정 2025.01.06

숭례문을 세웠다. 미안하고 안타까워서 더 정교하게 기와무늬 하나에도 온 정성을 들여 색을 입히고 선을 긋는다. 초롱등을 하늘색으로 달았다. 맘껏 날개짓을 하라고 새를 만들고, 조급하지 말라고 구름도 둥실 띄웠다. 새의 부리에 부처님오신날 표어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도  펄럭이게 했다.

 

“구경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벌써 잊혀져 가는 숭례문의 기억을 다시 불어 넣고 싶어 욕심을 부렸다. 환하게 빛을 발하는 숭례문 장엄등에 원을 넣었다. 더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다시 우뚝 서서 서울을,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는 서수연(원명화)씨, 청년회 지혜부는 정성껏 한지를 붙이고 색을 입힌다.

 

대웅전 뒷마당, 하얀 천막, 비좁은 공간 안에서의 정교한 작업을 하는 손길들로 분주한 조계사 청년회를 찾았다. 저녁 9시 늦은 시각, 각 부서별 지혜부, 선정부, 문예부, 선재부로 나뉘어 약 200여명의 회원들이 교대로 봉축 장엄물을 만들고 있다.

 

이제 마무리 단계이므로 채색과 배선이다. 모형물들이 세워져 있다 보니 앉아서 하는 일보다 엉거주춤 자세의 작업이 많다. 온종일 업무에 시달린 피곤한 몸에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부처님오신날을 경축하며 인류에게 진리의 등불을 밝혀 주신 부처님의 높은 덕을 찬탄하고 감사의 공양을 올리는 의미인 등 작업에 소홀함이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선정부)

법륜을 중앙에 놓고  일주문을 상징하는 부석사의 공포불과 좌우로 목어를 설치할 예정이다. 감로수병에 관세음보살 형상을 그렸다. 작품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법륜은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을 중생에게 널리 제도하는 의미를 말한다.

 

(문예부)

연꽃은 진흙수렁에서 자라면서 물들지 않고 깨끗함과 향기로움을 지닌다.

불교의 가장 이상적인 연화장세계를 표현하고 싶은 것은 아니였을까? 수레에 연못을 연상하게 하였고 물고기에 한지를 조각조각 오려서 비늘을 만들었다. 연꽃의 봉우리부터 만개까지의 3단계로 피어나는 모습은 불교에 입문해서 열반 해탈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 연꽃잎의 흐리고 진한 색채작업까지 물감을 담아 놓은 종이컵의 숫자가 연등만큼이나 줄지어있다.

 

(선재부)

땅에 사는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천도하고, 물속의 중생까지도 제도하는 사찰의 사물인 법고, 운판, 목어, 범종모양을 만들었다. 법고의 용 그림 모습은 비늘 그리는 일이 쉽지 않아 문제라는 이은선(백련화)씨 7년을 참여한 고참답게 도안 밑그림부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무총장 김동완(용운)씨는 “경험자 부족으로 작업지연과 시간부족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대부분 직장인들로 저녁시간만 이용함으로 주말엔 밤샘을 하기도 한단다. 장소도 너무 협소해서 장엄물과 봉사자의 이동자체도 어려워 보였다. 등 하나하나에 전선을 연결하고 채색을 하고 한지를 자르고 붙이고 저 무수한 손길들이 모여 탄생시킬 조계사 청년회의 제등행렬 웅장한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부처님의 진리요 가르침이 담겨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사성제가 있고 팔정도가 있고 연화세계가 있다.

 

이렇듯 정성스런 손길로 만들어진 장엄물들은 5월 3일 동대문축구장으로 옮겨져서 5월 4일 어울림마당 행사 후 조계사까지 선두그룹에서 제등행렬을 하게 된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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