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귀의, 예불가와 반야심경 독송 내내 대강당을 가득 매운 재소불자님들의 질서정연하고 진지한 분위기는 부처님께 청법을 구하는 여느 불자들의 법회 못지 않게 뜨거운 열의로 가득했다.
조계사 부주지 토진스님은 법문에서 "안에서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지금 바깥세상은 기름값이 1리터에 2000원이 넘습니다. 10만원 가지고는 며칠 차 굴리기가 겁납니다. 겨울에 보일러에 기름 넣고 살라면 힘듭니다. 밖도 먹고 살기가 어렵습니다. 안과 밖이 차별이 없습니다. 어느날, 부처님께서는 마지만 순간이 다가옴을 아시고는 쿠시나가라의 조용한 들판, 사라나무 두 그루 아래에 가사를 네겹으로 접어 깔고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누우셨습니다. 마지막 당부를 간청하는 아난에게 부처님은 '수행자들은 내게 무엇을 더 기대하느냐? 나는 안팎의 차이를 두지 않고 진리를 평생 설하였다.' 이에 마지막 유언으로 자등명 법등명 자귀의 법귀의(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 스스로에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를 설하셨습니다. 물가에 놓인 어린아이와 같은 사바세계의 중생들은 무엇보다 자기자신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님,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들은 모두 나의 분신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것은 곧 나의 마음을 헤아리는것고 같습니다. 스님들의 생활도 여러분과 다를게 없습니다. 산에 있다 보면 갇혀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외출금지에 하지 말아야 할것은 많고 하라는 것은 별로 없지만, 노스님들은 끊이지 않는 잔소리와 거기다 공부하고 외울것들은 왜 그리 많은지.... 그걸 못참으면 짐 보따리 싸서 내 쫓깁니다. 인욕바라밀이라는 말이 있지요. 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면 자기 인생에서 큰 열매를 놓치는것과 같습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 자등명, 법등명, 법귀의를 새기며 자신에 대한 희망을 갖지 않으면 힘든 시기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의 주인이 되어서 언젠가는 이 세상의 큰 영광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지혜와 광명이 가득하고 하시는 일 모두 원만하시길 바라며, 아프시고 장애를 가지신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길 부처님께 기도합니다."라고 격려하셨다.
이어, 2부에서는 조계사 합창단의 축하합창이 있었는데, 찬불가에 이은 “앵두나무 우물가에” 가요는 분홍저고리에 옥색치마를 입으신 합창단 보살님들의 흥겨운 율동을 타고 강당에 모인 모든 참석자들의 힘찬 박수와 앵콜을 받았다. 색다른 공연에 재소불자님들의 휘파람소리와 환호의 박수소리가 한동안 대강당을 채웠다. 다음으로 불가대 합창단의 찬불합창 공연은 프로 못지 않은 풍부한 성량으로 대강당을 봉축의 참의미를 되새겼다.
“세상에나 얼마나 정성을 들여서 준비했을가요? 연꽃을 어쩌면 이다지도 이쁘게 만들고 관세음 보살님을 직접 손으로 그렸다는데 누가 믿겠어요.” “나두 하나 줘요.” “세상에나, 모두들 노래도 잘 하네요.” 여기저기 법회를 마치고 일어서는 보살님들의 칭찬과 감탄의 말씀들이 끊이지 않았다.
대강당 천장가득 달아놓은 연등과 단상의 귀빈 자리마다 하나 하나 놓인 작은 컵등에 손님들에 대한 재소불자님들의 마음이 놓여있었다. 대강당 들어가는 입구에 있었던 손바닥만한 텃밭에 봄햇살을 받고 잎사귀를 편 상추와 쑥갓 채소들 그리고 교도소 구석 구석 어디하나 사람의 손길 아니 간 곳이 없으니, 이곳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안과 밖의 경계가 없는곳, 우리 중생의 마음이요, 여래가 함께 하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