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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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학 3,000배 용맹정진
‘딱, 딱, 딱, 일체가 숨죽이는 법당을 가르는 세 번의 죽비소리에 맞춰 1회로 108배가 시작됐다. 대웅전을 가득 메우고, 마당과 극락전 등 약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죽비소리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3,000배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모두 다 가슴속에 한 가지씩 서원을 세우고 오늘은 꼭 3,000배를 해내고 말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보인다.
지난 5월 10일 오후 7시 부터 11일 새벽 4시 까지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조계사가 주최하고 불교대학이 주관한 환경보호를 위한 3,000배 용맹정진 행사가 열렸다.
부주지 토진스님은 격려사에서 하늘과 산하를 맑고 푸르게 가꿔야겠지만 우리 마음의 환경도 맑고 푸르게 청정하게 닦아야 정토를 이룰 수 있다며, 부처님의 제자로서 원력을 세우고 마지막 죽비소리가 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영광과 가피를 얻을 것이라고 격려 했다.
1회가 끝나고, 2회가 시작 됐다.
‘둥, 둥, 둥’ 큰북과 징과 목탁이 하나로 어우러져 법당이 떠나가도록 힘차게 내리치는 진행요원들. 목 놓아 간절하게 목이 터져라 불러대는 석가-모니-불, 한 배 한 배 번뇌를 내려놓는 3,000배는 계속되었다.
날씨가 쌀쌀한 가운데 마당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절을 했었는데 절의 횟 수가 늘어날수록 빈자리가 하나씩 늘어났다.
1회가 끝날 때마다 10분 간의 휴식 시간에는 불교대학총학생회에서 준비한 과일과 음식을 나눠 주었다. 1회 108배, 2회 420배, 3회 324배, 4회 324배, 5회 324배 6회 420배 총 1920배를 11시 30분에 무사히 마치고 만발식당에서 나눠주는 유미죽(깨달음의 음식이라는 참깨, 보리, 콩 등을 갈아서 만든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기운을 보충해 주는 음식)을 한 그릇씩 먹고 40분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유미죽을 먹고 기운을 보충한 참가자들은 마지막 고지를 향해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훔칠 겨를도 없이 매진했다.
저 북소리가 빨리 끝나기를, 이 육신의 고통이 빨리 끝나기를, 가뿐 숨소리가 잦아들기를,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이 멈춰지기를 바라는 간절함보다는, 무심으로 절을하며, 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가슴 뭉클한 환희 심으로 가득한 모습들을 엿 볼 수 있었다.
새벽 3시 25분, 교무국장 묘경스님의 집전으로 마지막 10회를 알리는 죽비소리에 힘을 얻어 108배를 끝으로 3,000배를 무사히 달성했다.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끝내 해 냈다는 뿌듯함, 환희,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주며 한동안 대웅전을 떠날 줄을 몰랐다.
새벽 4시 도량석을 도는 목탁소리와 함께 3,000배 용맹정진을 원만 회향했다.
<인터뷰>
부천에서 왔다는 이정수(법명 정윤. 74세)씨에게 참가한 동기를 물었더니 조계사를 수시로 오는데 며칠 전 조계사에 왔다가 3,000배 용맹 정진을 한다고 해서 접수를 했다고 답한다.
기자 : 힘 안 드세요?
힘이 왜 안 들겠어요. 하지만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기자 : 지금까지 절을 해 본 소감은?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지만 어떻게든 꼭 3,000배를 해 낼 것입니다.
임유수 (여. 79세) 작은 체구에 3차 까지 무난히 마친 노보살님에게 힘 안 드시냐고 물었다.
“힘이야 들지요. 작년에도 조계사에서 3,000배를 한번 했었어요.”
기자 :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그렇게 절을 잘 하세요?
집 부근 사찰에서 날마다 새벽 예불에 참석해서 꼭 108배를 합니다. 그 덕분이겠죠. (웃음)
내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3,000배에 참석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이는 노보살님. 꼭 성불 하세요.
30대 여성 참가자는, 12년 동안 마음자리를 못 잡아서 몸과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는데 오늘 3,000배를 하고 나니 이제야 조금 마음을 다를 수가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며칠 전 다른 사찰에서도 3,000배를 시작했었는데 1,000배 밖에 못했었는데 오늘은 나름대로 성공했다면서 앞으로도 조계사에서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교대학 2학년 주간반 문화차장 김경순 (원행심)
기자 : 앞에서 진행요원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소감은?
뿌듯합니다. 작년에는 3,000배에 도전 했었는데 올해는 앞에서 절을 잘할 수 있도록 지휘하고 있고 3,000배를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기자 : 불교대학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항상 중심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문화차장, 봉사부장을 비롯해 진행 요원들은 간식과 여러 가지를 준비해 주었고, 한 달간 맹연습으로 3,000배 용맹정진을 원만회향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봉사자들의 숨은 땀과 노력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이번 행사로 모아진 동참금과 보시금 일체는 환경보호 단체 및 관련사찰에 전달할 예정이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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