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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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법회 봄나들이
2월28일, 봄의 문턱이 내일처럼 가깝다. 하지만, 어른들 말씀에 음력2월이 지나긴 전까진 춥다고 하셨다. 흐린 날씨와 아직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랑한 봄바람이 불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음력 정월대보름이자, 개학전 마지막 휴일을 보내려는 많은 사람들로 유원지는 인산인해다.
에버랜드 매표소에서 초등법회 교사이신 김현경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하고 아이들을 만나기위해 빨리걷는다. 늦게 도착한 오윤제(양정초1, 8세) 어린 불자와의 동행이 반갑다.
윤제는 내일 모래면 초등학교 1학년이 된다. 4살, 5살 동생들 사이에 한 살 더 먹은 형이라고 제법 의젓한 티가 난다. 아이들때는 1년 더 산게 덩치도 말하고 행동하는것도 어딘가 모르게 티가 난다. 조계사 유아법회에 5살에 들어와서 3년을 맞이하고 이젠 졸업생이란다.
“3년동안 전 동자승도 꼭 꼭 다해서 3번이나 했어요. 동자승 할때 장난감 갖고 가면 안되는데 로봇 갖고 가서 스님 없으면 친구들한테 보여주기도 했어요. 한번만요.” 술술 나오는 경험담에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이 묻어난다. 물어보는 질문 하나 하나에 또박 또박 대꾸도 잘한다. 이건 한 두 번 인터뷰 해본 솜씨가 아니다. 그렇다. 윤제는 텔레비전에도 석가탄신일 즈음되면 텔레비전에서 등장하는 동자승 프로그램의 단골 주역이었다.
동물원을 둘러보고 점심 공양을 하기위해 식당으로 들어오는 23명의 조계사 유아법회 어린 도반들을 마주하며 좋아하는 게임도 잠시 내려놓는다. 선생님들과 일일 도우미 선생님의 살뜰한 챙김에 모두들 만족스레 의자에 앉는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 나가도 샌다지만, 조계사 유아법회 어린 불자들은 역시 잘 보고배운 아이들이었다.
공양계송을 두손 모아 또박또박 잘도한다. 모든 중생이 불성을 지녔으니, 작은 부처님들이 함께 하신것이다. 돈까스에 김치, 밥 그리고 된장국이다. 맛이 없어도 안 먹는 음식이어도 불평없이 성냄없이 나온 음식도 깨끗이 잘 도 먹는다. "된장국 더 주세요." 청하는 두손도 예의바르다. 집서 절에서 이리 배웠겠구나 생각하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페스티발 트레인,스카이 댄싱, 피터팬 그리고 볼 하우스 까지 4개의 놀이기구를 타기위해 오랜시간의 기다림 그리고 짧은 즐거움. 하지만, 붕붕 높이 날아 달리는 짜릿함에 다리 아픈것도 잊는다. 줄서서 오래기다리는 사이 사이 선생님이 주시는 달콤한 팝콘에 자꾸만 자꾸만 손이 간다. 물한잔 먹고 한 주먹 가득 쥐고 다시 또 먹는다. 작은 날개짓에도 배고픈 병아리들 마냥 잘도 받아 먹는다. 짝꿍 손 잡고 선생님 따라 넓은 놀이동산을 이리저리 누벼도 졸리지도 오줌이 마렵지도 않다.
안거기간 동안 용맹정진의 공부를 마치고 팔도 산과 바다, 도시등지의 만행을 통해 수련의결실을 점검하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수행자들의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
평소 법회도 열심히 나오고 부처님 공부 잘 한 덕에 도반들과 이리 즐거운 바깥나들이도 더 꿀맛같다. 봄이 되어도 2월의 마지막날 나들이는 윤제의 오랜 무용담처럼 오래 기억될것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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