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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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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같이해요! 참 나를 찾는 템플라이프

  • 입력 2010.05.02
  • 수정 2024.11.23

솔솔 옷깃사이로 들어오는 봄바람이 아직은 차갑다.

따뜻한 햇살을 등지고 서 있는게 더 좋은 아침.

 

반가운 손님들이 오셨다.

한분도 아니고 80여 명, 거기다 물 건너 중국, 일본, 미국 그리고 대만, 말레이시아에서도 오셨다. 꽃같은 젊은이들이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채웠다.

 

멀리 이국땅서 공부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이보다 값진 경험이 있을까?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도 그 나라 문화를 배우는 것이나 같다.

 

5월 1일, 고려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센터 학생들이 조계사 템플라이프에 참가했다.

한국 문화 중에서 특히, 불교를 알기 위함이다.

 

조계사 불교대학 대강당에 모인 참가자들은 우상숭배가 아닌 불교의 삼보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것임을 들으며 삼배를 몸소 체험했다.

 

오체투지라는 말도 어렵지만, 실제 몸을 낮추어 절하는것이 더 어려워보인다. 그러나, 배우는 학생들의 자세는 외국인라고 다를 것이 없다. 낯선 체험이지만 걸림없이 잘 받아들인다. 뒤에선 보이지 않는 스님이지만, 옆 친구와 상의하며 비슷하게 나마 하려고 애쓴다.

불교는 단순히 절을 하는것이 아닌 돌처럼 굳은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다. 그 방편으로 한국에선 참선 수행을 많이 한다. 참가자들은 짧은 시간 동안 가부좌를 틀고 앉아 마음 깊숙한 곳의 참 나를 찾을 수 있는 찰나를 느껴보았다.

 

밥에 갖은 나물과 야채를 고추장에 비벼먹는 한국의 절밥이 그네들의 입맛에 맞을지도 궁금하다.

 

이어, 대웅전 앞마당에 돗자리 펴고 앉아 팔각등을 손수 만들어 보았다. 본인들이 만든 등이 봄바람 따뜻한 햇살에 잘 마르면 더 예쁠꺼라는 말이 듣기 싫지 않다. "정말 잘 만드시네요."라는 말에 한번 더 웃는다.

 

일본 사이타마에서 서울로 3개월 동안 한국어 공부를 하러온 곤도 나조미씨는 “일본서는 한류가 대단하다지만 전 별 관심없어요. 비빔밥은 맛있었어요.” 라며 등 만들기에 열심이다. 신세대 일본 아가씨지만 “한국말을 잘 못해서 미안해요.”라며 꼭 사과한다.

 

경내를 한 바퀴 돌며 사찰 소개를 받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8각10층 세존진신사리탑 앞에서 절을 올리고 계시는 노보살님의 진실한 신심에 걸음을 멈추었다. 저절로 반배를 올리는 학생들 모습에 불심은 국적 불문 사람들에게 통하는 만국 공용어 인 듯 싶다.

 

이어 나무로 만든 물고기 모양의 목탁을 직접 쳐보는 시간을 가졌다. 스님들의 용맹정진 수행 정신을 일깨우고 불자들이 함께하는 대중모임의 신호로도 사용하는 목탁의 쓰임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목탁치는 자세, 잡고 치는 방법 그리고 두드림에 따라 목적이 다름을 알고 모두 같이 쳐보았다.

 

미국에서 온 바푸스 칼(bafuss carl)씨는 2006년 처음 한국에 와서 친절한 사람들과 재미있는 추억이 많아 다시 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하기 힘든 경험들이에요. 못 올뻔했는데 잘 온 것 같습니다. 목탁을 처음 해봤는데 제일 기억에 남을거 같아요.” 회향을 하고도 오래도록 대웅전 앞을 떠나지 못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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