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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청정도량 청량사

  • 입력 2011.04.13
  • 수정 2024.11.21
마음비우고 바람소리 들으러 간다. 청량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가파른 경사로 시작된다. 어쩜 쉬엄쉬엄 풍광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오르라는 배려는 아닐까? 거대하고 빽빽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또 봉우리 겹겹이 12봉우리나 된다. 고개 들어 하늘 한번 쳐다보고 봉우리 한번 쳐다보고 걸음걸음 옮기다 보면 가파름에서 오는 턱까지 차는 숨은 어느새 사라지고 상큼함과 시원함 탄성만이 함께한다.

12봉우리에 연꽃처럼 둘러쳐진 꽃술자리에 자리한 청량사!! 가운데 큰 꽃술자릴까? 5층 사리석탑 앞에 자리를 잡고 주지스님의 안내를 받는다. 스님의 단어 하나하나는 다 시어다 글귀는 그대로 가슴으로 오는 법문 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가 아닌 아침 ,저녁 비 오고 갬 운무. 밤하늘의 은하수 달빛의 모습 등 눈을 감고 수십 개의 모습 속으로 스님을 따라본다. 가슴으로 하는 기도를 하라고 하신다. 신심위에 교리를 놓고 이론으로의 거만함 보다 순수하고 진실 되게 곡식이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 하심! 하심으로 기도를 해야 한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위치한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법장고봉선사(1351-1426)에 의해 중창된 천년 고찰이다. 주 전각은 약사여래불을 모신 유리보전(경상북도 유형 문화재 제47호) 이다. 약사여래는 동방의 유리광세계를 주재하는 부처님, 중생의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번뇌에 허덕일 때, 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해 주는 부처님이신데 유리보전에 계신 부처님은 악귀조차 물러날 만큼 무서운 모습이었다. 닥 종이를 녹여 만든 귀중한 지불이며 옆의 지장보살님은 한쪽 다리를 밑으로 내리신 모습 이다. 늘 같은 모습의 부처님이란 생각에 지나쳤는데 주지스님의 말씀에 다시 확인하러 대웅전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 다음부턴 어디를 가든 자세히 천천히 보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

석가삼존상과 나한상을 모신 응진전,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든 선객들이 무위를 배우는 곳인 선불장(選佛) 불성을 찾기에 전념하는 곳 심우당 등 청량산의 풍광에 놀라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다녔다. 이때 지친 심신을 풀어줄 다원 안심당으로 간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나무 현판을 보며 화두를 잡는다. 뭐꼬?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뭐가된다는 거지?

숙제를 다 하고 또 다시 가보고 싶다. 주지지현스님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마음비우고 스치는 바람소리 들으러...


▲ 청량사 5층 석탑

▲ 청량사 안심당

▲ 청량사 유리보전

▲ 청량사 응진전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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