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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뉴스] 영화 ‘ 법정 스님의 의자 ’ 후기

  • 입력 2011.04.24
  • 수정 2024.11.23

‘법정 스님의 의자’ 법정 스님이 부목스님(땔감마련 스님)때 장작으로 손수 만들어 평생 사용하시다가 스님이 생전에 가장 오랫동안 머물었던 순천 송광사 < 불일암 > 한 편에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낡고 거칠며 볼품없이 초라한 일명 ‘빠삐용 의자’입니다.

 

전라남도 해남군 우수영에서 홀어머니 외아들로 전남대학교 상과대 3학년 23살 나이에 중이 되어 54년 동안 중답게 살다 중답게 가신 스님이 세상에 남기고 가신 ‘무소유’ 모습입니다.

 

스님이 떠나신 ‘불일암’

뒷굽이 실로 꿰매진 채 깨끗하게 씻겨 됫돌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하얀 고무신 한 켤래, 43년 동안 사용하셨다는 67년 12월 3일이 새겨진 양은 세숫대야 하나.

 

“하나를 가지면 하나에 얽매인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매이고 얽혀있다. ‘무소유 ’를 영상으로 확인시켜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하였다.

 

법정스님이 가장 행복한 때라 말 씀 하시던 은사 효봉 스님의 상좌(제자)시절 어느 날 효봉스님의 바랑(스님들 배낭)을 정리하다 달고 닳아 비누거품도 생기지 않을 것 같은 아주 작은 비누가 나오자 ‘새 비누가 하나 더 필요 할 것 같다’ 하자 효봉 스님의 “하나면 되지 왜 둘이 필요 한가”에서 얻은 깨달음의 < 무소유(無所有) >

 

‘가진 것이 없다’ 내가 지금 까지 알고 있었던 무소유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없었다.’가 무소유(無所有)랍니다.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으니 내 것은 없고 버려야 하며 줄 것이 있으면 살아서 주어라, 죽으면 물건도 따라서 죽는다. 뱃속에는 밥알이 적어야 하고, 입속에는 말이 적어야 하고, 마음속에는 일이 적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버림은 아름다운 마음을 버리는 것이었다.

 

약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짧은 영화이었지만 하늘을 뒤덮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은 기념 연등 아래 조계사 넓은 마당의 관객들 흐느낌은 옳고 바른 ‘무소유’가 무엇인지 분명한 답을 전해 주었다.

 

하루전날 같은 마당에서 열린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님의 다큐멘터리 영화 “바보야“ 시사회에 대한 답례로 5월 초 명동성당에서 ‘법정 스님의 의자’를 상영하기로 했다는 제작사의 발표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종교는 친절이다. “법정스님이 불일암 뜰 빠삐용 의자에 앉자 ‘무소유’를 말씀으로 전해 주시는 것 같은 참 행복 이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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