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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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화두 - 기다림
찔레꽃이 지고
아카시아꽃이 시들어도
도회로 간 자식 놈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얼치 보릿대를 베어내고
써레질 한나절 새참 때 쯤,
"저 죄송해요. 아버님! 그이가 회삿일이 바빠서..."
달랑 전화 한 통 던지고 깜깜 무소식이다.
그래! 두고 보자. 어떻게 지은 농산데...
내가 쌀 한톨 주나 보자. 다짐을 하지만,
다 알지. 가을이 오면 손주 놈들 앞세워
며느리, 헤헤 저희 왔어요. 수에 넘어가
감자며 옥수수며 겨우내 먹을 쌀 가마나
바리바리 챙겨 주는 건 연례 행사 된지 오랜 세월.
촌노(村老)는 논둑 가에서
잘 익은 버찌 몇 알 따먹다가
다시 써레질을 시작한다.
2011.6.6 현충일, 시골 들녘을 지나며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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