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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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다녀가네 / 性觀 박명춘
오늘 숙제를 했다 어제도 숙제를 하고 밀린 숙제에 바쁘다
일곱 살 때는 어리광으로 열두 살 때는 떼거지로 스무 살 때는
한 판으로 숙제를 풀었다 오늘은 ……. 오늘은 부질없는 숙제를
놔 버렸다 숙제를 느낄 쯤 숙제는 숙제일 뿐이란 것을 알았다
그래도 사부님이 숙제라고 야단을 치니 숙제라 하겠다
보았느냐 느꼈느냐 새겼느냐 네 것이냐 온갖 야단을 친다
하늘이 파란 듯 땅이 노란 듯 합니다 라고 하니 까만 것도 노란 것도
없다 하면서 숙제를 풀라 시간이 세월을 짜며 그것이 이것이고
이것이 그것이다 네 혼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을 어찌 그러느냐
사람도 아닌 사람 소리가 귓전을 울리니 사람이 귀신인 양
아직 멀었다 더 비우고 더 닦아라! 야단났네 우짜만 조을꼬......,
잠시 머물었던 시공이 안쓰러워 오늘도 하염없이
20110719 화 장맛비가 그치니 땡볕이 다가와 헛소리 하는 날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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