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칠월칠석일) 오후 2시 통의동 올리바(이탈리안 레스토랑)로 반짝반짝 빛나는 견우성, 직녀성, 청춘의 젊은 별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조계사 결혼상담실이 주선한 만남의 자리, 남녀 9쌍, 이들은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낮설은... 그러나, 공통의 한 매듭은 조계사 불자의 가정에서 부처님의 사랑을 받고 곱게 곱게 자라 결혼 적령기에 이른 별 중의 별, 이들이 설레임으로, 혹은 호기심으로 오늘, 첫 대면을 하게 된 것이다.
김순자(혜명심) 결혼상담실 실장은 조계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만남의 장인 만큼, 굳이 결혼에 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불자 가정의 젊은이들이 좋은 인연이 되어 우리나라 불교계를 이끌어 가는 중추적 역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이 행사의 열과 성을 다한 총무 김덕희(연지월)께 감사한다고 하며, 오늘 참석한 모든 남녀들이 원하는 짝을 만나 새 출발을 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연예기획사 정지훈(36세) 씨의 사회로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자기소개와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 가는 시간으로 진행되었고, 2부에서는 서로의 호흡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상대를 바꾸어 가며 가깝게 더 가깝게 `스킨십` 게임도 하고 그동안 눈빛으로 마음으로 결심한 사람에게 큐피드의 화살을 날려 서로의 화살이 일치한 남녀가 커플로 탄생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만약 여러분들은 나는 그녀를, 그 남자를, 죽도록 사랑하여 결혼을 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극구 반대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는 짓궃은 사회자 질문에 반 이상이 부모님을 끝까지 설득시켜 결혼을 하겠다는 답변이 나왔고, 사회자는 여러분들 마음 중심이 가족에 있어 참으로 결혼한 선배의 입장에서 든든하다고 했다. 또한, 이상형을 본인 눈높이에서 찾지 말고 그 사람을 만나 이상형으로 만들어 가며 살라는 명언에 큰 박수를 받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화살 발사의 시간, 시위를 떠난 화살이 각자 심장에 꽂혔고, 희열의 작은 비명은 여섯 명에게서 흘렀다. 자기를 선택해 준 서로의 가슴을 확인하고 곁으로 다가서서 손을 맞잡은 세 쌍, 조금은 상기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세 쌍의 커플 탄생.
칠석날, 낮에 비가 내리면 그것은 만남이 기뻐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했지. 소나기가 지나갔다.
어디서 왔을까? 까치들이 다리를 만들고 머~얼게 은하수를 건너와 설레임으로 만남 앞에 선 세 쌍의 별과 별, 별과 별이 만나면 무엇이 될까? 우리 조계사 식구들은 다 아는 사실, 그건 꽃이 된다는 것.
이제 이들은 좋은 인연으로 만나 꽃이라는 하나의 결이 되어 당신 가슴에 나의 가슴에 나아가 대한민국 심장에 화사하게 피어 불국토 건설의 중추가 될 것이다.
한편, 행사를 마친 젊은이들은 장소를 옮겨 ‘왁자지껄’ 웃으며 다른 곳으로 떠났다.
커플이 되고 안되고 개의치 않고 즐겁게... 스스럼 없이, 구김 없이... 떠나가는 등뒤로 비 맞은 칠석의 연잎처럼 싱그럽고 풋풋한 미래가 함께 갔다. 진한 여운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