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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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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회

광진구 지역모임

  • 입력 2011.08.13
  • 수정 2025.01.07

 

새로운 불교 운동의 하나로


광진구 지역모임이 불기 2555(2011)년 8월 13일(토) 오후 3시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 법당에서 있었다. 이날 광진구 지역모임에는 주지 토진스님, 신도사업국장 법공스님과 신도 25여 명이 모여 기도하고, 친교의 시간도 갖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날도 비는 멈추지 않고 시간마다 폭우로 변해 쏟아지는 날이었다. 주지스님께서는 비 오는 길을 뚫고 오며, 1시간 반 여 정도를 차 안에서 보내며 ‘왜 지역모임을 하지?’란 의문을 던지셨고, 바로 ‘아! 부처님의 빛이 되어야겠다.’라는 원력을 세우셨다고 하신다.

▲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

주지스님께서는 격려사를 통해 “서울을 불교적인 성량이 강한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은 지난 4~5년간 경쟁이 심하고 배타적인 사회로 불신이 팽배한 잘못된 길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서 머물지 말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평화통일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종교를 초월한 평화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중심에 깨달음의 종교, 겸손과 포용의 종교인 불교가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하셨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몽고침입, 임진왜란, 6.25처럼 나라가 힘들고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역경을 이겨낸 것은 스님들이 불자들과 함께 호국불교의 정신을 빛냈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불교 신자들이 이 땅을 지켜온 라처럼 나라를 지키겠다는 원력을 세워 서울이 사람이 살 만한 곳,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불자들은 자성과 현성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알아야 합니다. 불자들은 소, 닭 보듯이 살고 있는데 먼저 가까운 지역 사람부터 이해하고 힘들고 어려울 때 위로하고 도와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아가 지역별로, 고장별로 제대로 잘 살기 위한 기도를 하도록 합니다. 이것이 지역모임이 모인 까닭입니다.”라고 하셨다.

▲ 친교시간을 갖는 광진구 불자들

 

친교의 시간에는 툭 터놓고 이야기하는 대화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전 원래 영화사 신도였는데 너무 불친절해서 조계사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을 이용하다 보니 의문점이 생겨 여쭈어봅니다.”라며 조계사 주차비의 소유권에 대해,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대해 질문하였다.

 

“무료개방하면 조계사 신도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주차장으로 전락하기 쉬우며, 주차 징수료는 관리 인건비 등으로 사용합니다. 사중스님, 종무원, 자원봉사자들까지도 주차료를 내고 있다며 이는 신도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세운 원칙이니 이해해주었으면 합니다.”라고 법공스님은 답변해 주셨다.

 

주지스님께서는 “만발식당도 무료에서 일정 금액을 내도록 한 것은 공정한 거래를 통하여 식당 봉사자들의 친절함을 유도하기 위함”이였다고 덧붙이신다. 또 “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교육을 통하여 ‘친절한 조계사’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도 분 중에서도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안 되는 분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자칭 날라리 신도라고 하시는 분은 “오래 다녔어도 안 좋을 때만 부처님을 찾고 좋을 때는 찾지 않아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법회에 참석해도 누가 법문했는지도 모르고 신도들끼리 친해질 기회도 없었는데 지역모임에 참석하니 아는 사람이 생겨 반가운 것 같습니다. 지역모임이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신다.

 

▲ 주지스님과 아기

광진구 지역모임에는 돌이 갓 지났을까 한 아기 한 명이 참석하여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한껏 받기도 했다. 주지스님께서도 “지역모임에 오니 아기도 보고 좋네.”라고 하시며 사랑스러운 마음을 감추질 못하셨다. 이 또한 지역모임이기에 가능한 모습이리라.

주지스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생활 속에서 늘 기도하십시오.”, “절에 오래 다닌 사람들은 축원의 힘이 강하고, 번뇌를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스님과 부처님을 대신해서 축원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시며 기도를 생활화하길 당부하셨다.


조계사 법회 모임에서는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가까운 소통의 장소, 서로를 이해하는 화합의 장소로, 지역모임은 풀뿌리가 될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주지스님의 입장, 종무원의 입장, 신도의 입장,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이날의 모임은 위대한 모임이었다.

이제까지 큰 사찰이란 자부심으로 다녔던 조계사에서, 이젠 작은 사찰에서 맛볼 수 있는 소소하지만 부러웠던 따뜻한 정이 보태지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커다란 불법을 깨닫는 순간은 아니지만, 부처님의 법안에서 따뜻한 교류를 가지며 불법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포교의 장이 아닌가 싶다.

지역모임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어느새 비는 그치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다음에 뵈어요.”, “주지스님께서 우리 동네까지 오시니 너무 영광이지요.”, “다음 사중행사 때 함께 가요”, “방생 때 만나요.” 친근히 인사하며 삼삼오오 어울려 가는 모습에 가졌던 시름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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