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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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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구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 회룡사가다

  • 입력 2011.09.22
  • 수정 2024.11.15
▲ 회룡사에서 본 가을하늘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나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아니 부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부른다 해야 맞다. 음치 박치 몸치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으니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음악의 모독이다. 그런데도 자꾸만 몇 소절의 가사가 마음에 남아 흥얼거린다.
요즘 유행한다는 나가수의 영향인 듯하다 아니 가을이라는 계절이 오고 있음인지도 모르겠다.
가수 인순이씨가 부르던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 졌다.
그래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사람과의 이별 시간과의 이별 계절과의 이별. 무슨 이별이 이렇게도 많을까? 이것도 저것도 이별 투성이다.
이별이 있으면 만남도 있고 그 만남은 또 찾아 나서는 일부터 시작이다. 모든 길은 책에서 통한다고 하지만 모든 길이란 땅위에 있어 땅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개똥철학을 안고 카메라하나 달랑 들고 길 위로 나선다.
가을은 인생과 같다고 하지 않던가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다가 누군가의 배경이 되는 아내와 며느리와 엄마로 사는 삶 애지중지 키워온 자식들이 품을 떠나는 시기도 계절로 계산한다면 딱 여기쯤이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은 새싹이 자라 낙엽이 되어 떨어질 준비를 하는 가을나무처럼...

▲ 회룡사 전경

집에서 산책삼아 길을 나서면 북한산 초입에 회룡사가 있다.
먼저 향토 유적 제8호 김구선생의 필적이 있는 석굴암으로 오르는 길
조금은 가쁜 숨을 내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길이지만 등줄기의 땀은 기분 좋을 만큼만 흐른다.


▲ 회룡사 석불

石窟庵 . 佛. 金九 (언론인 남상도외7인이 선생의 친필을 받아 1949년 3월부터 약 3개월간 조각) 라 조각된 세 개의 거대한 자연석사이로 석불이 모셔져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 김구 선생이 감시를 피하던 은신처였다고 한다.
고즈넉한 산사의 암자 그대로 찾는 이는 없고 가끔씩 등산객의 발소리를 산신각의 풍경소리가 뎅그렁 뎅그렁 반가이 맞을 뿐이다.

▲ 설화당 앞마당의 코스모스

 

다시 올라간 길을 뒤돌아 내려와 계곡을 따라 회룡사로 향한다.

경내로 들어서자 스님들의 수행정진하는 취선당은 수세미 줄기가 전각을 가리는 커텐을 만들었다. 설화당 앞 마당에는 코스모스와 더불어 옹기종기 가을꽃들이 맘껏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 회룡사 범종각과 관세음보살님입상

범종각 아래층 경기도 문화재 자료117호 생활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여 사용하는 석조가 있다. 현존하는 석조중 대형에 속하며 이 석조는 고려시대에 조성된 서산 보원사지 석조에 버금 갈 만한 규모와 솜씨를 지니고 있어 서울 인근의 사찰에서는 보기 드물 뿐 아니라 규모는 물론 만든 솜씨도 뛰어나 조선새대 석조 연구에 중요한 작품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발자국을 옮기지 않아도 등을 돌리면 노천에서 속세의 만물을 굽어 살펴 주시는 관세음보살님입상이 있다. 등산객들의 등산화끈을 풀지 않아도 예를 올릴 수 있어 반갑고 대웅전앞 5층석탑안에 양쪽으로 서있는 당간지주의 칼을 든 장군모습의 조각이 눈길을 끈다.

▲ 회룡사 극락보전

전각으로는 6.25동란때 불타 없어졌던 것을 1971년 복원 주불 석가모니부처님 좌우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모신 대웅전과 아미타부처님을 주불로 관세음보살. 지장보살님을 모신 극락보전과 칠성님. 독성님 산신님을 모슬 삼성각이 있다.

▲ 유형문화재 제186호 오층석탑

▲ 유형문화재 제186호 오층석탑

어느 사찰에나 성보문화재가 있듯 이곳 회룡사에도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118호 신중탱화와 유형문화재 제186호 오층석탑이 자리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하산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산행을 좋아한다면 등산화 끈을 조여매자 조금 오르면 사패산으로 가는 사패능선이 있고 포대능선을 따라 도봉산으로 향하면 망월사로 하산하는 길도 나온다.
더 욕심을 내어 아슬아슬 Y계곡을 지나 자운봉. 선인봉을 지나 도봉산역으로 하산 하는 길도 산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에 얽힌 전설이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 회룡사는 절의 창건과 관련하여 태조가 함흥에서 한양의 궁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1394년 정도전의 미움과 시기를 받아 이곳 토굴에 몸을 숨기고 있던 왕사 무학을 방문했다. 태조는 여기서 며칠을 머물렀다 환궁했다고 해서 회룡이라 했다고 전하는 설과 무학대사가 태조의 환궁을 기뻐하여 회룡사라 했다는 설 등이 있다.
 

위치 :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2동 411 문의전화 031-873-3391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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