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싹들이 계절을 따라와 꽃 대궐을 지었다.
중생이 머물던 뜰 앞 터엔 노랑 산국이 피고
시월이 아쉬운 햇살 한 줌 나비가 되었다.
삶의 모색(摸索) 안에서 인연 계보 따라
사람 몸 받고 살며 순간 순간 부끄럽게
말씀(Dharma)을 잊었다.
큰스님 법문 한 소절 향기가 되던 날,
대중은 꽃 물이 들어 모두가 부처가 되었다.
말은 없어도 기다릴 수 있고
약속하여 사랑할 수 있으며
눈물 흘려 이별할 수 있는 것,
이 얼마나 사람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일인가?
나는 또 부질없는 사색(思索)의 길목에서 부처를 본다.
2011.10.25 조계사 경내 꽃길을 걸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