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月 국화는 가을과 함께 초겨울에 접어들며 거의 마무리를 지었다. 지는 국화는 갈색의 분위기를 띄우며,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한기를 준다. 바삐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뒹구는 극락전의 낙엽들 사이로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강기석 대원의 추모장이 보인다.
화려하지만 지나치지 않은, 모자란 듯 보이지만 속 깊은 채워짐이 보이는 국화꽃의 영화는 잊혀진다는 언밸런스한 쓸쓸함과 버무려져 묘한 슬픔을 자아낸다. 사진 속 환하게 웃음 짓는 얼굴이 콧등을 시큰거리게 할 때 쯤 도리천에서 설법 들으며 허허 웃고 있을 세분들의 모습이 그려져 안타까운 마음을 잠시 추슬러본다.
히말라야 등벽에 영원한 산사나이들의 우상으로 묻힌 세분의 추모기간은 오는 12月 5日, 49재 까지라니 이 기간 잠시라도 발을 돌려 향을 살라봄이 어떨까. 부처님께 가시는 세분의 발걸음이 쓸쓸하지 않게 향기로 전송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