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순례 넷째 날
주지스님은 여명이 밝기도 전 공양을 끝낸 신도님들을 호텔 앞 잔디밭에 모집하여 앞으로 조계사를 이끌어 나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불교아카데미(교육국, 기획국), 관음법회(교육과 수행을 위한 화주), 문수법회(도자기, 염색CEO), 지장법회(상조회운영과 체계적인 종교의식, 무료염불봉사), 보현법회(무료진료), 사무처(성지순례), 신행상담실(미혼 불자 중매)장들의 책임 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어 “나는 주지이며 선원장, 사단장”임을 확실하게 다짐하고, ‘정진하세’로 마무리하였다.
영롱한 이슬을 남겨둔 채 공항으로 이동, 식물의 줄기로 만든 축구공을 차며 비행기 탑승시간을 기다렸다.
아침 9시 20분 헤호를 출발한 비행기는 10시 30분 동방의 정원도시 양곤(미얀마 수도)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사람들이 귀빈을 맞는 복장을 하고 도열해 있었다. 이 행사의 목적을 물으니 며칠 후 부처님 사리가 도착하면 마중하는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라 한다.
▲ 미얀마 어린이를 위한 화장실 설립 및 후원 물품 전달식
▲ 미얀마 어린이를 위한 화장실 설립 및 후원 물품 전달식
일행은 버스를 타고 그동안 조계사가 지원했던 쉐와인 초중학교 화장실 건립식에 참관하고 의류와 학용품을 전달했다.
초록색의 교복이 싱그러운 학생들과 교사들이 환한 얼굴로 일행을 맞으니 방문한 우리도 행복한 기분이다.
이날 주지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미얀마에 나눔을 회향하게 되어 기쁘다. 한국과 미얀마 모두 경제는 어렵지만, 함께 나누며 살아가자.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미얀마의 의사들은 高 소득원이다. 그러나 주 1회 의무적으로 무료진료 봉사를 해야 한다. 마침 진료 중인 현장을 견학할 수 있었다. 주지스님은 보현법회에게 조계사 무료진료를 책임지고 운영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다.
▲ 쉐민모 명상센터
한여름 태양이 양산을 쓰게 하는 오후, 민군스님의 영정이 모셔진 쉐밍모 명상센터를 방문하였다. 주지 토진스님은 현지인을 통해 위빠사나 명상(7명)을 시범하고 간화선(9명)은 선림원 종무원을 통해 시범하게 한다. 어느 방법이 좋은지 신도님들에게 좋은 명상방법에 손을 들게 하여 숫자를 확인한 후 (7:9), 앞으로 선림원 수업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교육할 것이라 강조하며 한국에서 수행을 원해서 오시는 스님들만 교육하고 점검해주는 담임스님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산유국인 미얀마는 (양곤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운행하지 못함). 외곽도로를 주행하는 오토바이에 3일에 한 번씩 국가에서 무료로 석유를 제공한다.
▲ 쉐다곤 파고다
일행은 과거 한국의 대통령 수행원들이 희생된 아웅산 기념관(연 1회 문 열림, 버스정차 불가능)을 지나 세계 불교인들의 성지 쉐다곤 파고다(부처 생전에 8개의 머리카락을 봉안)에 오후 늦게 맨발의 정장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미얀마인들에게 무료입장이고 외국인들은 티켓을 구매하도록 되어 있다.
금으로 덮인 이 탑(높이 100m, 둘레 426m)은 1453년 부처님 당시 높이 60m 언덕을 미리 조성하고 그 위에 탑을 건립하여 양곤 시내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초원 속에 우뚝 보이는 웅장한 쉐다곤(황금의 언덕)이다.
이곳에서 주지스님은 금강경 독송하기를 원했다며 일행들과 저녁 예불을 힘차게 염송하고, 어느새 어두워진 탑 주위를 돌면서 스님은 1인당 30여 개의 초를 나누어 주어 불을 붙여 놓고 바닥(대리석)에 앉아 신도님들의 업장을 녹이는 기도를 올린다. 이 기도를 통해 신도님들 마음 한구석에 남은 업장이 조금은 촛불과 함께 녹았으리라. 내일 아침 다시 올라올 것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