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처럼 예쁘게 살라며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 ‘이화(梨花)’. 중구 지역모임의 대각심 송이화(기본교육 38기 수료, 48세) 대표는 중2짜리 작은아들을 둔 비교적 젊은 엄마다. 아직은 엄마로서 그리고 가정주부로서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고등학생인 큰아들과 작은아들 모두 조계사 초등법회와 합창단을 거쳤고, 남편도 기본교육을 마치고 함께 법회 활동을 하는 모범적인 불자가족이다.
송 대표는 선재법등장도 맡고 있다. 유아․초등․중고등 법회를 지원하는 선재법등은 매주 일요일마다 법회를 갖는데, 대부분 가족 단위로 참석한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목, 토, 일요일 등 3~4일은 절에 나오게 되는데, 남편의 자상한 배려로 큰 어려움은 없단다.
중구 지역모임은 작년 12월 18일, 네 번째 법회를 동국대 정각원에서 열었다. 마땅한 모임 장소를 못 찾아 애먹는 다른 지역에 비해 장소 조건이 좋은 편이다. 첫 모임이 이뤄질 때까지는 혼자 연락하면서 동분서주했는데 매번 참석자도 늘고 동대표 등 조직을 갖춤으로써 한결 수월해졌다.
“정각원을 섭외해준 신도사업국이 고맙죠. 모임이 자리가 잡힐 때까지는 친목에 중점을 두려고 해요. ‘그간 외로웠는데 이웃에 도반이 생겨서 정말 좋다’며, 그야말로 ‘한동네 사람’이라는 데 친밀감을 느끼는 회원들이 많았어요. 애경사도 챙겨주고, 주부들끼리는 시장 보러도 함께 다닐 기세예요.(웃음)”
송 대표에게 조계사 부처님은 불교를 알게 해준 첫 인연이다. 15년 전, 병치레가 잦은 큰아들에게 절 밥이 좋다는 말에 처음 떠오른 조계사를 찾았다. 첫날은 비록 밥 얻어먹는 데 실패했지만 그를 계기로 두 아이가 어린 시절을 조계사 마당에서 보냈고, 작은아이는 동자승 체험(2002년)까지 했다.
봉사에 관심이 많은 송 대표는 ‘장애인 활동보조’ 자격증을 따고 현재 장애아 초등학생 활동 보조일을 하고 있다. 매일(월~금) 방과 후 학교에서 복지관, 다시 집으로 데리고 다니는 일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남편 사무실에도 정기적으로 나가 돕는다. 1인 3역, 4역을 해내면서도 그다지 힘겨워 보이지 않는 것으로 짐작컨대 그의 일 처리도 성격 못지않게 똑 부러지는 모양이다.
봉사로 활기를 얻고 봉사에 치중하던 자신이 요즘 비로소 불교의 깊이를 알아가는 것 같다는 송이화 대표. 넉 달 전부터 법화경 사경을 시작했다며, “지역모임이 잘돼 조계사, 나아가 한국불교가 발전하고, 선재법등장을 좋은 분에게 넘겨줄 수 있기를” 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