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놈과 바닷가에 간 적이 있었다.
저 멀리 수평선으로 해가 지는 장관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빠! 바다 끝은 어디에요?" 아들놈이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바다 끝? 글쎄, 아마 저기 저 수평선 너머쯤 아닐까?"
말을 얼버무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실, 바다 끝은 바로 내가 선 이 해변가, 바로 발밑이 아닌가.
조고각하(照顧脚下)
사찰, 선방에 가면 마루 끝에 써 붙여진 글로
다리 밑을 살펴보고 신발을 잘 벗어 놓으라는 뜻도 있겠으나,
큰 의미의 뜻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내 삶을 돌이켜 반성하고 성찰하며,
주위를 살펴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챙겨
서로 도와주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