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기타

날자, 날자 꾸나 훨훨

  • 입력 2012.05.03
  • 수정 2024.11.18

봄 나비, 함평의 푸른 들판을 오색 날개로 물들이다.

▲ 조계사, 제14회 함평 나비축제 참관

제14회 함평 나비축제 참관기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가다가 날 저물면 꽃에 들어가 자고 가자/꽃에서 푸대접하거들랑 잎에서 쉬었다 가자’
축제가 한창인 함평엑스포공원 앞에 세워진 작자 미상의 시구다.

샛노란 유채꽃을 바탕으로 온갖 화려한 색깔로 치장한 들판에는 온통 나비의 꿈들이 허공이 비좁단 듯 함평의 청산을 누빈다.

오월, 여왕이란 이름의 해맑고 싱그러운 계절, 초파일 연등같이 오색찬란한 빛을 뿜어내며 팔랑거리는 버터플라이!
그 무한의 자유로운 날갯짓 축제 현장에, 지난 5월 3일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과 소임본부 팀원 20여 명이 초청되었다.

▲ 제14회 함평 나비축제

함평 나비축제는 작은 군 단위 지역에서 개최되었지만, 우리나라를 뛰어넘어 세계의 축제로 자리매김한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성공한 축제이다. 그 열네 번째의 행사도, 봄맞이 여행객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래선지 조계사 사부대중을 맞아준 함평군(군수 안병호) 직원들도 여유로움을 뛰어넘어 생기가 넘쳐 보였다.

불교는 인연의 종교라고 하듯, 조계사와 함평군의 인연은 작년 가을 10만여 명의 방문객을 도심의 비좁은 대웅전 마당으로 불러들였던, ‘시월의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국화 전시회를 통해 시작되었다. 그리고 가을철 김장 행사와 조계사 내 함평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까지 돈독한 유대관계가 계속 이어졌다. 지난 4월 23일에는 이번 나비대축제 개막에 앞서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봉축 선포식에서 거행되기도 했다.

조계사와 계속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올가을에도 성공적인 국화전시회를 위해 관계자들의 보이지 않는 물밑 노력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한다.

불자들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던 주지 토진 스님은 알록달록 예쁘고 앙증맞은 작은 조롱박과, 오밀조밀 매달린 호박 수세미 터널을 지나면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스님은 가을 행사 때 조계사 경내에도 설치를 검토해보자며 유독 관심을 보였다.

▲ 조롱박 터널

주지 스님은 도농 간의 농특산물 교류에 앞장서는 만큼, 함평에서 개발했다는 치아에 달라붙지 않는 ‘쑥 개떡’ 맛을 본 후, 농산물 판매실적을 물어보는 등 친환경 농산물 코너에서도 발걸음을 오래 멈췄다.

▲ 함평 농특산물 코너에서 불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연 생태관을 지나면서 곤충들의 생태에 대해 신기한 듯 한참 설명을 듣고, 장수하늘소 애벌레 한 쌍을 구입한 주지 스님은
“하늘 아래 마음껏 날아다니는 임자 없는 나비와, 잡초나 다름없는 유채, 그리고 공직자들의 생산적인 아이디어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를 만든 것이 바로 함평나비축제.”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곳은 방방곡곡에 많이 있으나, 축제를 성공시킨 곳이 그리 많지 않다.”면서 이곳 함평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엔 때가 있듯 포기에도 때가 있다’고 했던 선인들의 말이 생각났다. 지레 힘들다고 포기하기에 앞서 성공의 시기를 찾아 정진하고 매진 한다면, 우리 조계사의 가을 축제인 ‘가을 국화는 가을에 핀다’행사도 세계로 도약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겠는가!

지난 4월 27일부터 시작된 열네 번째의 ‘나비대축제행사’는 5월 8일까지 개최된다고 한다.

가을 국화꽃 축제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귀경길에 오른 조계사 사부대중은 신광면 소재 연꽃나비마을에 들러, 작년 가을 봉사자들의 힘겨운 손길로 담갔던 잘 숙성된 김장 맛을 보는 행운을 누렸다.

▲ 함평 김장 김치

담근 이래 처음으로 항아리 뚜껑을 열어 본다는 관리자인 보살(자운 임명란)의 넉넉한 손길이 갑자기 바빠진다. 맛나게 시식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던 주지 스님은 참가자 전원에게 김치 한 포기 씩 보너스 선물까지 주었다.

▲ 대원행(69세, 지장법회 부회장) 보살

이곳 함평이 태어난 곳이라는 동행한 대원행(69세, 지장법회 부회장) 보살은 어릴 적 고생을 상기하면서 “서울로 올라와 조계사와의 30여 년의 인연으로 온 가족이 편안한 삶을 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부처님의 가피 덕분”이라며, 모처럼 고향 땅을 밟고 돌아오는 길이 설레는지 버스 속에서도 고향자랑에 열성적이다.

대원행 보살은 친환경 특산물 중 가장 으뜸은 ‘왕골 돗자리’라고 하면서, 사계절 탐방이 가능한 함평자연생태공원과 용천사 무릇(상사화)축제도 나비축제 못지않은 볼거리니까 기회 되면 꼭 들러보라고 당부했다.

5월의 봄 하늘 조계사 도량에 높이 걸린 오색연등처럼, 가을 국향 흩날릴 10월에 다시 한번 조계사 창공으로 나비 날개가 펄럭일 것을 기대해보며 함평 방문의 의미로 남겨본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