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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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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선림원(禪林院)의 종지를 찾아 떠난 봉암사 수련회

  • 입력 2012.06.09
  • 수정 2024.11.23
▲ 봉암사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선림원 1, 2학년생 70여 명은 불기2556(2012)년 6월 2일 선의 종지인 봉암사를 순례하여 좌선과 법문을 듣고, 마이애불이 모셔진 계곡바위를 향해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명상길을 걸었다.

11시에 도착한 봉암사는 약 1,100여 년 전 신라 헌강왕 5년에 지증국사가 창건한 고찰로서, 1947년 성철 스님을 필두로 청담, 자운, 우봉 스님 등 4인이 ‘이익 관계를 떠나서 오직 부처님 법대로 한번 살아보자. 무엇이든지 잘못된 것은 고치고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는 원을 세우고 ‘봉암사결사’를 제창한 수행센터이다. 1982년 6월 총무원에서 봉암사를 조계종 특별 수도원으로 지정하여 성역화 의지를 표명하여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으며, 연중 하루만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청정도량이다.

▲ 봉암사 대웅전을 방문한 선림원 불자들이 절을 하고 있다.

 

봉암사 선원장 적명 스님은 선열당을 찾은 수련생들에게 1시간여 법문에서 “저는 28세 때, < 대승비불선> 즉, <대승경전>이 부처님 법이 아니라 부처님 사후 5~600년에 이루어진 가짜 경전이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환속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방황을 할 때, 봉암사에서 성철 스님을 뵙고 ‘스님, <대승비불선>이 맞습니까?’라고 물으니, ‘그것 말이제, 맞는데 말이제, <대승비불선>이 불설이 아닌 건 맞는데 말이제, 그 대승경의 대승 사상이 불설이 아니라는 것은 틀리제.’라고 성철 스님이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라며 잔잔한 미소로 중도에 대한 설명을 했다.

 

“부처님은 사대법륜 팔정도에서 ‘고(苦)와 락(樂), 극단적 양변을 여의고 깨달음으로서 중도를 성취했다.’라고 말씀하시고 중도는 양변을 여의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 양변은 상대적인 것이며 그 상대적인 것은 차별성에 의한 존재의 이유입니다.

이처럼 분별, 차별에서 상대성의 개념이 나오고, 곧 분별이 존재의 시작인 것입니다. 양변을 여의면 존재를 여읜다는 뜻이며 중도는 존재가 아닌 상태이므로 바로 볼 수도 들을 수도 느낄 수도 알 수도 없는 세계입니다. 그래서 중도는 진여라고도 불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스님은 계속해서 ‘중도’에 대해서 설명했다.

“중도의 특성으로 볼 때 중도는 불이성이며 ‘총지’입니다. 총지는 중도의 다른 표현인데 시방삼세가 모두 총지에 의지하여 일어납니다.

또한, 중도는 ‘참나’ 입니다. ‘무아’는 ‘진아'의 참뜻이고 ‘진아’는 ‘무아’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깨달음의 세계는 ‘진아’의 세계이다. ‘중도’는 무한한 행복의 세계이며 우리의 언어와 개념으로는 설명 안 되는 아주 다른 차원의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개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중도’를 어렴풋이 알게 될 것이다.”

 

공양을 마치고 마애불을 참배한 수련생과 동참자들에게, 박희승 교수는 봉암사 교시지증대사(敎諡智證大師)의 적조탑비명(寂照塔碑銘)및 서(序)에 대해 설명했다.

 

▲ 마애불을 참배하기 위해 숲길을 걷고 있는 선림원 불자들

 

▲ 봉암사 마애불

색과 표정을 넣어 ‘나한’을 완성한다는 수련생 단야(50세)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전에는 화두를 들려면 늘 제 자신에 마음이 혼탁했습니다. 이제 그대로 혼탁 속에 나를 던지렵니다. 존재를 없애야 비존재로 가고 이것은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존재하는 것들 중에 그래도 나 자신을 가장 많이 안다고 자부하니 나를 방편으로 삼으면 될 듯해서요.
그림 장르 중에 추상화가 있습니다. 추상화에서는 무엇을 생략하고 무엇을 부각시키며 정밀묘사에 가까운 구상화를 정확하게 그려내는 화가만이 그릴 수 있죠. 이제 존재의 이유를 명확히 정면 대결하여 훈련을 통해 존재를 없애며, 제 자신을 방편 삼아 치열하게 나를 없애가는 과정 속에서 화두를 잡을까 합니다.”

▲ 선림원 봉암사 순례 기념 촬영

저녁 3시 봉암사를 출발, 1km를 달려 (주)옛 고을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이달균씨의 댁을 방문했다. 사천여 평의 초록의 정원에서 두부, 묵, 수박, 레몬, 분홍빛 곡차, 묵은지 등을 먹으며 소담스런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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