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조계사 강서구 지회장 심은정(진여성)
젊은 기운 팍팍! 만나면 행복해져요!
올해 마흔한 살, 지역모임 전체 지회장 가운데 가장 젊은 진여성 심은정 강서구 지회장. 조계사청년회 출신인 그는 아주 어릴 때부터 집에서 가까운 도선사에 다녔다. 다녔다기보다 실은 청담 스님을 존경했던 외할머니가 반강제로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짜리를 혼자 절에 보내면서 ‘절 108번, 탑돌이 108번’ 하라고 시키셨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그러니 반발심이 생겨 절에 가기가 싫어지더군요.”
이리저리 꾀를 부리다가 결국 발길을 끊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나,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대그룹 연수원 영양사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주방장을 비롯해서 조리사 등 자신보다 나이 많은 이들과 일해야 하는 만큼 부대낄 일이 잦았다. 내성적인 그는 철모를 때 찾던 부처님이 그리웠다. 그렇게 다시 기도를 시작했다.
절 일은 다가오는 대로, 사양하지 말아야
조계사청년회에 들어갔다. 거기서 남편을 만나 연애 끝에 혼인했고,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아기가 7개월 반 만에 태어났다.
“키우는 내내 애가 타서 간절한 기도가 절로 되더군요. 외할머니 때문에 억지로 했던 어릴 때의 기도가 큰 힘이 되었죠.”
지금도 다라니 10만 독이든 절 10만 배든 ‘해야지’ 맘먹으면 해낼 자신이 있다. ‘가피’도 받았다.
1년 6개월된 그때까지 못 걷던 아들과 낙산사 홍련암에 갔을 때였다. 사시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기도 스님이 아이를 보고는 안타까워하며 다시 들어가 긴 시간 독불공을 해주셨다. 그러고 채 3일이 안 돼 아기가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운이 펄펄 넘치는 초등학생이 되었다.
기도가 신심의 씨앗임은 알지만 부처님 말씀을 듣고, 알고, 믿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어느 순간부터 백일기도를 스스로 입재하고 회향했다. 그러는 중에 지회장으로 추천을 받았다. 그이는 ‘절 일은 다가오는 대로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머뭇거릴 새도 없이 승낙하고 말았다.
창립 모임 앞두고 봉정암 기도로 마음 다져
덜컥 수락은 했으나 내성적인 그로서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첫 모임을 바짝 앞두고 봉정암에 가서 기도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 뒤에도 모임 전에는 꼭 기도로 자신을 돌아본다.
“첫 법회 때 48명이 참석했으니 일단은 성공한 셈이죠? 매번 모임 때마다 인원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안 그러려고요. 거창한 계획보다 회원들이 편안하게 모여서 소소한 얘기를 나누면서 행복해 하면 성공이라고 봐요. 이번 모임에 일이 있어서 빠져도 다음 모임에 부담 없이, 궁금한 마음으로 나올 수 있으면 되죠.”
사실 심 지회장 자신도 두세 달 전부터 모임이 편해졌다. 서먹함도 없어지고, 보고 싶고 궁금하고, 편하게 수다도 떨 수 있게 되었다. 회원 가운데 4~5명이 공부에 뜻을 모아 기본교리강좌 75기 도반이 되었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기도하는 도반….
더불어 새 회원이 꾸준히 늘고 단골 참석자가 생기는 것도, 매우 희망적이다.
이루어지는 기도가 진짜 기도
심 지회장은 사실 한창 사회활동을 해야 할 나이다. 요즘 창업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바빠졌다. 식품제조업을 준비 중인데, 사중 일과 병행할 수 있을지 좀 걱정스럽다.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에게는 엄마가 절에 다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느끼게 할 생각이다. 아이는 막 보채다가도 기특하게 “엄마 절에 가야 돼.” 하면 수굿해진다고 한다.
아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도 이룰 수 있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는 심 지회장. 기도는 ‘쉽게 할 수 있고, 쉽게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평소 생각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부처님과 대화하듯, 자신과 약속하듯 발원하고 기도한다. 그러다 보니 기도가 일상에서 이뤄지고, 그렇게 자주 함으로써 ‘습관’이 된단다. 진솔하게 기도하면 모두 이루어진다는 믿음, 안 이루어지는 기도는 잘못된 기도거나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그의 생각이 정말 싱그럽고 젊게 느껴진다.
▲ 우리동네 조계사 강서구 지회장 심은정(진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