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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지회장 박부득(정일화)

  • 입력 2012.06.28
  • 수정 2024.11.25

조계사의 새로운 100년 ‘우리동네 조계사’가 이끈다 

 

▲ 인천시 지회장 박부득(정일화)

먼 거리만큼 더 깊어지는 신심과 열정
인천시 지회장 정일화 박부득
‘우리동네 조계사’에는 총 31개 지회가 있는데 그 가운데 6개 지회가 경기권이다. 절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서 법회에 참석하기는 쉽지 않지만 경기지역 신도들의 신심은 오히려 그 먼 거리만큼이나 깊고 두텁다는 게 사중 관계자들의 평이다.

열정 넘치는 ‘동자 할매’
‘동자 할매’로 불리는 정일화 박부득(57) 지회장(인천시 지회)이 뜨면 사중 어디라도 활기가 넘친다. 지난 22년간 조계사와 함께해온 구참의 관록에다 ‘부득(富得)’이란 이름에 걸맞게 마음 품이 넉넉하고 여유로우며 성격이 활달하기 때문이다.
이런 박 지회장에게 언제부턴가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동자 할매’다. 외손자 찬민(7)이가 다섯 살이던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동자 체험을 했고, 올 초파일에는 인천시 지회 회원의 쌍둥이 아들 둘을 동자로 인연 맺어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찬민이가 동자승을 하더니 무척 달라졌어요. 유치원에서 밥 먹을 때마다 친구들에게 합장을 시키고 ‘공양게’를 외워 주더니, 장난삼아 고민을 상담한 유치원 버스기사 아저씨에게는 ‘발원문’을 읽어주더래요. 참 신통하죠? 고마운 건 그 기사가 빡빡머리 땜에 놀림당할 찬민이를 걱정해서 자기도 똑같이 머리를 밀었다는 거예요. 얼마나 아름다워요.”
외손자 얘기를 할 때는 박 지회장도 어쩔 수 없이 평범한 할머니가 된다. 그러나 실상 그이는 14년차 직장인으로서 이른바 ‘커리어우먼’이다. 또한 불교대학원(토요반) 2학년에 다니는 학생이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원봉사자이기도 하다. 남들은 은퇴해서 손주들 보살필 나이에 직장과 지회장 일, 그리고 시댁 11남매의 맏며느리 노릇까지 대신해내면서도 병원을 모르고 산다는 그 건강 비결이 궁금할 지경이다.
“어릴 때부터 좋은 절이란 절은 다 다니며 기도한 덕분이지요. 무남독녀 외동딸이라 기도를 많이 올리셨어요. 경봉 스님 계시던 통도사를 비롯해서 범어사, 해인사, 쌍계사, 화엄사, 천은사 두루두루 친정이나 시댁, 양가와 인연이 깊었어요. 그 부처님들이 빽이지요. (웃음) 뭐든 제일 잘해야 하고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미소순례도 저희 지회가 1차에 다녀왔어요.”

모이기만 해도 반가운 ‘변방’의 기수들
경기지역 지회장들은 자신들의 지회를 곧잘 ‘변방(邊方)’이라고 부른다. 조계사라는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는 뜻인데, 자칫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면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박 지회장의 긍정적인 생각이다.
“어려움이 많지요. 저희는 중간쯤인 부평역 근처에서 모이는데, 강화나 김포에서 오는 분들은 정말 멀죠. 하지만 널리 흩어져 있어서 모이기 힘든 만큼 서로 더 많이 이해하고 애틋한 것 같아요. 서로서로 귀하게 여기고 오히려 단결이 잘된다고 해야 할까요?”
그간 일요일에 모였더니 보살님들을 비롯해서 직장인들도 참석했다. 특히 절 집안에서 귀하고 귀하다는(?) 30~40대 거사들도 5~6명씩 나와 분위기가 활기차다. 그런 만큼 이런저런 건의도 들어오고, 건전한 이야기들도 많이 오간다. 지난 6월에는 보살들의 요구로 모임을 평일인 화요일로 바꿔봤는데, 오히려 인원이 줄어 다시 일요일로 되돌릴 생각이란다.
남편 병수발을 드는 형편에도 ‘절에 기도하러 오는’ 심정으로 온다는 회원도 있다. 그런 회원들은 격려도 되지만 박 지회장 마음을 좀더 바쁘게도 만든다. 가장 시급한 건 모임 장소다. 현재는 식당에서 모이는데 여러 가지로 불편해서 경찰서 법당 등 관공서 법당을 알아보는 중이다.
“조계사 신도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일부터 하기로 했어요. 먼저 기본교육을 받자고 해서 7~8명이 이미 마쳤고 이번에 신청한 분도 있어요. 지역 활동도 하자는 의견이 나와서 찾고 있는 중인데, 어려운 이웃 돕는 걸로 시작할까 합니다.”
멀리서 찾아오는 벗이 더욱 반갑듯, 인천시 지회 회원들은 모임에서 얼굴만 볼 수 있어도 서로 즐겁고 함께 기쁘다고 한다. 인천시 거주 신도로 등록된 7백 명 가운데 적어도 2백 명은 참석하게 만들고 싶다며 쾌활하게 웃는 박 지회장. 그의 넘치는 자신감과 활기찬 에너지가 “동자 할매!”를 찾는 모든 도반들에게도 빛처럼 환히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

▲ 인천시 지회장 박부득(정일화)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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