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다나난다 마하테라(바나반테) 스님 열반 추모법회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국이 가마솥처럼 펄펄 끓는 가운데 8월 5일 10시 조계사 극락전에서 방그라데시 보타사와 재한줌머인연대 공동주최로 '사다나난다 마하테러(바나반테) 스님의 대열반을 기리는 대중공양의식'을 가졌다.
법회는 우 옷따라 스님, 우무다 라키따 스님, 우빤냐 완샤 스님, 완셰 실라 스님, 반테 우이말라 스님과 방그라데시인과 줌머족 난민, 결혼이주민과 한국불교시민사회 활동가 등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봉행되었다. 사회자 로넬 다크마의 행사 설명을 시작으로 불교국가 연주, 삼귀의, 바나반테 스님 법문 동영상 상영, 환영사, 축사, 법문에 이어 공식 보시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시작하며 사회자는 “소승불교 의식으로 진행되고 비록 문화적 차이가 있지만, 오늘 이 자리가 좋은 만남의 자리가 되도록 함께 이해하며 진행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평소 바나반테 스님이 ‘나는 스님이다. 나는 바루마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인종도 없고 다만 모두를 위해서 사는 사람이다. 남자와 여자 모두가 평생 성에 대한 고통을 받으며 산다. 남자도 여자도 동일하다. 스님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냥 스님일 뿐이다.’라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며, “금년 1월 30일 93세를 일기로 열반에 드신 스님의 가르침과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내외에서 스님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고, 오늘 남방불교식 보시행사 또한 한국에 있는 방글라데시 불자들도 동참하자는 의미다.”라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서 바나반테 스님이 직접 작곡한 ‘불교국가 연주’는 일부 청중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불교국기 만세, 불교국기와 함께 평화의 길을 가자. 평화로 함께 가도록 포교하자.’는 염원이 담겨진 연주이다.
한글 삼귀의에 이어서 ‘바나반테 스님 법문 동영상’이 상영되었다. 이 동영상에는 “좋은 일만 하면 좋은 세상에 태어나고, 다음 세상도 행복하다. 생명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고통을 가져오게 된다.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청정행을 실천하면 깨달음을 이룰 수 있으니. 질투하지 마라. 분노하지 마라. 욕심내지 마라. 누구에게나 모든 생명에게 사랑이 있는 사람은 의미 있는 결과가 올 것이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는 스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고 주최자가 설명했다.
장지성 보타사 대표는 “오늘 행사를 하도록 배려해준 조계사에 감사를 표하며, 참가하신 대중 모두가 보시행사에 참가하여 바나반테 스님에 대한 존경을 표하자.”고 환영사를 했다.
이어진 차동 마르와 방글라데시 보타사 회장은 축사에서 “스님께 공양을 드리면서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마음속으로 바나반테 스님을 생각하며 다섯 가지 공양을 올리면 스님의 다섯 가지 힘을 갖게 한다. 그런 마음으로 공양을 올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섯 가지 힘이란 아유(장수), 먼로(아름다움) 슈(행복한 삶), 멀(힘), 로카(지혜)이다.
반테 무이말라 스님과 우 옷타라 스님의 축원으로 공식 보시행사를 마치고 이어서 만발식당에서 점심공양을 끝으로 행사를 회향했다.
▲ 사다나난다 마하테라(바나반테) 스님 열반 추모법회
바나반테 스님은?
방글라데시 불교를 대표하는 스님으로 발글라데시 치타공(Chittagong)과 치타공 산악지대 출신 샤다나나다 마하테러 스님을 말한다. 12년 동안 깊은 산 속에서 홀로 명상수행을 하는 스님이므로, 숲 스님 또는 숲에 사는 스님이란 뜻으로 ‘바나반테 스님’이라 불렸다.
1920년 Rangamati의 Maghban Muroghona 마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난 스님은 1949년에 출가했고, 1961년 정식 스님이 되고 나서 오랫동안 홀로 수행하던 중, 1970년 신도들 요청으로 틴티라 바나 비하르 사원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1974년 차크마 족장의 후원으로 란가마티 시내 '라즈 바나비하르' 사원에서 소수민족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기 시작했다.
바나반테 스님의 평화롭고 공정한 가르침으로 치타공 산악지대를 포함한 인근의 소수민족 출신 불자들뿐만 아니라, 불교를 믿지 않는 방글라데시인들, 특히 국가 행정관리와 지식인 계층, 심지어는 방글라데시 총리까지도 단 한 번이라도 만나기가 소원일 정도가 됐다. 이렇듯 스님은 방글라데시라는 국경을 넘고, 또 종교라는 벽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인정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아라한(Arahat)이지만 작가이자 시인이기도 했다.
바나반테 스님의 가르침에 의해 방글라데시 불교사회는 더욱 평화롭고, 삶에 대해 더욱 충만 졌다. 스님이 머물렀던 '라즈 바나비하르 사원'(Raj Bana Bihar Royal temple)은 방글라데시에서도 유명한 사찰이 되었고, 불자에게는 유명한 순례 장소로 변했다.
줌마(Jumma)족이란?
줌마족은 방글라데시 남동쪽에 위치한 치타공 산악지대에 거주해 온 소수 민족이다. 영국과 인도, 파키스탄의 지배를 거쳐 지금은 방글라데시의 영토에 속하지만 원주민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벵갈 주민과 정부로부터 나머지 주류 벵갈 주민들과 다른 인종적 종교적 정체성 때문에 박해를 받아왔다. 방글라데시 인구의 98%를 차지하는 벵갈리인과 언어와 종교를 비롯한 문화가 크게 다르다는 이유로 방글라데시 정부의 끊임없는 배척과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특히 줌머인들이 조상 대대로 거주하던 땅을 강제로 빼앗고 그 자리에 벵갈리인 정착촌을 건설함으로써 사실상의 소수민족 말살정책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