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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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화두-사색(思索)의 시간
꽃 대궐에 시공(時空) 속에서
정오에 햇살은 번뇌의 마침표가 되었다.
우연히 오래된 시집을 들추다 책갈피에서
빛바랜 단풍잎 하나 발견하곤
감기처럼 가을을 앓던 그 시절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일던 휴일 아침,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국화꽃 축제’가 한창인 조계사 경내를 걷고 있다.
묘한 가을,
뜨거운 눈물 한 번 흘리지 못하고 살아온 계절 앞에서
황국 주연에게 자리를 내준 쑥부쟁이 보랏빛 들국 한 송이
문득, 눈물이 인다. 바람도 머물다 가는 이곳,
부처께서 나누어 주는 "사색(思索)의 시간"을 향유하며
이름 모를 이들의 낯선 서성거림도 용서해 주며,
나는 어느새 평화로운 풍경에 종점이 된다.
<도심의 절집, 시월 국화 향이 깊다.>
2012.10.20. 조계사 국화 꽃길을 걸으며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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