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기타

용산구 지회장 박준(관성)

  • 입력 2012.10.28
  • 수정 2024.11.21

조계사의 새로운 100년, 우리동네 조계사가 이끈다.

▲ 용산구 지회장 박준(관성)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요(同事攝)
그에게서 건네받은 ‘상훈상사 회장 관성 박준’이란 명함 뒷면에는 ‘보시, 애어, 이행, 동사’의 사섭법이 적혀 있다. 사섭법(四攝法)은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네 가지 방법을 말한다. 불교와 관련된 사업도 아니고 일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인으로서, 명함에 이런 글을 새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박준(69) 용산구 지회장은 불교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이 남다르다. 60~70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상훈상사는 통신장비와 주방용품 등을 생산해서 국방부에 납품하는 업체로서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있다. 박준 지회장은 일주일에 4~5번씩 여의도와 조계사를 오가며 그 불심의 깊이를 더 견실하게 다져 가고 있다.

방위산업체로 성공, 국민훈장 동백장 수훈
박 지회장은 1965년 전방에서 군 복무를 하던 중에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다. 명예 제대를 한 그는 상이군인으로서 90년대 초 27명의 보훈 미망인 및 상이용사들과 공동으로 군수사업을 시작해서 크게 성공한다. 1997년 6월 보훈의 달에는 상이용사의 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으며, 이미 국무총리 표창(1989년)과 대통령 표창(1996년)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에 위촉되어 10년간 활동했으며,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본부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용산구에 40여 년째 살고 있는 박 지회장이 조계사와 인연이 된 건 작년 일이다. 부인과 함께 설악산 신흥사에 참배 갔다가 청동불 불사에 동참하면서 “가까운 조계사에 가보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종무소에서 기본교육을 받아야 신도증을 준다는 말에 72기로 등록해서 수료했다. 작년 10월 용산구 지회가 창립되면서 지회장에 취임했는데, 작년 말에 72기 동기 94명이 ‘보리수회’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그에게 회장 자리를 또 맡겼다. 박 지회장은 이를 두고 스스로 ‘벼락감투’라며 민망해 한다.
“금강경 강의까지는 들었지만, 사실 모르는 게 아직 많아요. 법공 스님께 그렇게 말씀드리고 지회장을 사양했더니, 열심히 하면 된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으셨어요. 집사람에게 ‘금강경 강의 한 번 더 듣자’고 설득하고 있어요. 공부할수록 불교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지 알겠더군요.”
조계사의 소임을 맡고부터 근 1년째 사무실 일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에 요즘 직원들에게서 “사무실을 조계사로 옮기세요”라는 말까지 듣는다.

40~50대가 주류, 애경사에 집중하기로
용산구 지회는 모임 장소를 비롯해서 다른 지회에 비해 조건이 좋은 편이다. 박 지회장 부인이 신도로 있는 국방부 법당 원광사에서 모임 장소를 내줘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총 인원 850여 명 가운데 작년부터 나온 연인원이 150여 명이라고 한다. 매월 둘째 토요일 11시에 주로 모임을 갖는데, 미리 주문하면 원광사에서 공양도 할 수 있다.
특히 용산구 지회는 40~50대 참석자가 주를 이루는데, 17명의 임원도 50대 전후로 젊은 편이다. 요즘 다른 지회와 마찬가지로 ‘애경사’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10월 모임은 13일에 서산마애불 순례를 가기로 했어요. 오늘까지 35명이 접수해서 마감했어요. 저희 임원들 대부분이 불심이 아주 강해서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오는 12월이면 전 지회장들과 함께 박 지회장의 임기도 끝난다. 남은 기간에 용산구 지회 조직을 좀더 강화해서 차기 임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그의 발원은 용산구 지회의 발전과 적극적인 포교다. 동창들을 백중 방생법회에 데려가고 친구들에게 불교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박준 지회장이 나이를 잊고 일에 열중할 수 있는 건 순전히 부인 덕분이다. 처가가 독실한 개신교 집안이어서 혼인하면 교회에 같이 나가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다행히 부인이 시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더니 어느덧 박 지회장보다 독실한 신심을 쌓았다. 지금은 원광사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조계사 소임을 놓으려는 그에게 “조계사 일 더해도 되지 않느냐”라며 만류한다. 멀리 미국에서 자리 잡고 사는 아들과 딸에게 불교 책을 보내주며 절에 다니라고 권하는 이도 부인이다.
그런 아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는 박준 지회장. 부처님과 함께하는 부부의 삶이 국화 향기 못지않게 싱그럽다. 그 향기 멀리 퍼지기를…

▲ 용산구 지회장 박준(관성)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